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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아선 EU, 쏟아진 선박주문…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 걸림돌

최종수정 2022.01.05 11:54 기사입력 2022.01.05 11:54

현대重-대우조선 M&A, 공정위 '불허'로 가닥
유럽 경쟁당국 "두 회사 점유율 상당해 합병 시 선주사 피해"
환경규제 겹치면서 수주 몰려 조선소에 유리해진 것도 문제
대우조선, 자금난 해소 막막…산은, '플랜B'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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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유럽이 2년 전인 2020년 1월 한국조선해양 (옛 현대중공업 )과 대우조선해양 의 기업결합 심사를 늦춘 건 당시 막 불거졌던 코로나19로 인해 조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두 차례(2020년 3·7월) 더 심사를 중단하는 스탑더클락 조치를 취했고 1년6개월가량 흐른 지난해 11월 심사를 재개했다. 본격적인 합병 절차가 만 3년째가 돼 가는 가운데 앞서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에서 차례로 기업결합을 승인한 데 반해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에선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유럽 경쟁당국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일부 선종의 두 회사 점유율이 상당해 합병 시 유럽에 기반을 둔 선주사가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의 LNG운반선 글로벌 점유율은 70% 안팎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까지 감안하면 전 세계 LNG운반선 10척 가운데 9척이 한국 조선소에서 만들어진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급증했고 이를 실어나를 선박 수요 역시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컨테이너선이나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탱커 등 다른 선종의 경우 두 회사 점유율 합계는 20~30%대 수준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탄소 배출이 적은 이중추진엔진선박처럼 일부 영역에선 현대나 대우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앞선다는 평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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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 등이 겹치면서 선박 주문이 몰린 점도 결과적으로 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처음 추진됐던 3, 4년 전까지만 해도 장기화된 조선업계 불황으로 선주 입장에선 배의 가격을 협상할 때 한층 유리한 고지에 있었는데 지난해 초부터 선박 수주가 몰리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국내 대형 조선소는 지난해 당초 목표치 대비 140~150%가량을 수주했다. 선박 수주잔량은 2년6개월치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이 정도 일감을 쌓으면 선가 협상에서 선주나 조선사가 비등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본다. 조선소 입장에서도 선별해 수주할 여지가 생겼다.


반대로 선주사로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배 값 후려치기가 가능했는데 이제는 어려워졌다. 현대·대우 합병을 인정한다면 무게추가 조선소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 경쟁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그간 심사 중단·재개를 반복하면서 합병 등에 대한 경쟁제한 해소조치를 요구했고, 이에 현대중공업 측은 기술이전·조선소 일부 매각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초순까지 추가 조치를 내놔야 했는데 현대중공업은 대응하지 않았다. 유럽 경쟁당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기업결함신청 거부 가능성 보도가 외신에 나온 것도 이 즈음이다.

합병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급해진 건 KDB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이다. 당초 합병 후 유상증자로 ‘1조5000억원+α’를 지원받을 계획이었으나 합병이 무산돼 불발될 경우 자금난을 해소하기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0%에 육박한다. 6000억원이 넘던 이익잉여금도 결손금 6000억원이 됐다.


후판 등 원자재를 미리 사들이고 대규모 노동력을 투입해 배를 만들더라도 발주처 정산 상당수가 선박 인도시기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일감이 회사 수익으로 돌아오는 건 앞으로 2~3년 더 걸릴 전망이다. 산은은 합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매각 불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랜B’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이나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매각반대를 주장하고 있는데 대선국면과 맞물려 정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시장은 단순 점유율로만 지배력을 평가하기가 어렵고 특정업체의 독점이 어려운 구조"라며 "앞서 조건 없는 승인으로 최종결정을 내렸던 3개국(카자흐스탄·싱가포르·중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연합 경쟁당국도 조건없는 승인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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