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해 세뱃돈 투자 풍속이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우량주 투자는 물론, 테슬라, 애플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까지 투자 대상이 넓어졌다. 명절펀드로 꼽히는 어린이 펀드들도 코스피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졌다.
세뱃돈을 받는 MZ세대들의 관심을 받는 쪽은 해외 주식이다. 해외 우량 주식의 경우 한 주당 수백만원이 넘어가지만 1주를 다 사지 못하더라도 소수점 지분을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제가 도입되면서 수익률 사냥에 나선 것이다. 가장 먼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제도(미니스탁 서비스)를 도입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가입자가 30만명을 넘어섰으며 거래금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 가입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20대로 40%가 넘는다.
순매수 상위 종목은 테슬라, 애플,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 꼽힌다. 이중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지난해 순매수 규모는 28조8975억4219만원 정도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지난 한 해 간 55% 넘게 상승했다.
이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상품들도 나와 있다. 세뱃돈 대신 해외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주요 주식 종목을 소액으로도 매매할 수 있는 해외주식 상품권인 ‘해외주식상품권’(스탁콘)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선물하기 플랫폼을 통해 신한금융투자 계좌가 없어도 해외주식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국내 주식 중에서는 불변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명절 부모들이 자식들 새뱃돈으로 투자해 주는 주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지난해 ‘10만전자’를 꿈꾸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도체 시황 악화에 따라 최근에 겨우 주당 8만원대를 회복한 상태다. 다만 올해 반도체 시황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주식도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원큐주식’ 앱을 통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전화번호만 알면 국내 주식 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1회 100만원 한도 내에서 보낼 수 있다. 받는 사람이 하나금융투자의 고객이 아니어도 선물할 수 있다.
전통 명절 상품이 돼버린 ‘어린이 펀드’도 세뱃돈 투자로 고려할만한 상품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22개 어린이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7.95%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은 3.63%를 크게 넘어선다. 수익률 평균치는 다소 낮아 보일 수 있지만 개별로 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38.82%), KB사과나무증권자투자신탁(18.01%) 등 눈에 띄는 수익률을 거둔 펀드들도 있다. 22개 펀드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1개 정도로 집계 됐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펀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최근에는 타켓데이트펀드(TDF)를 어린이 펀드와 함께 추천하고 있다"며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일정 수익률을 거두면서도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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