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AT&T,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사들이 오는 5일로 예정됐던 중저대역 5G 서비스 출시 시점을 2주 간 연기하기로 했다. 항공 운항에 미칠 위험성을 우려한 업계의 연기 요청, 미국 정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출시 일정을 고수해온 통신사들이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전환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AT&T는 3일(현지시간)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 등의 요청에 따라 2주간의 추가 연기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버라이즌 역시 1월 서비스 개통 시점을 2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AT&T와 버라이즌은 초고주파 대역인 28㎓를 활용한 5G 서비스를 'C밴드'로 불리는 3.7~4.2㎓ 대역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공항 인근에서 발생하는 중저대역 5G 신호가 같은 대역을 사용하는 항공기기 내 전자 장비에 신호 간섭을 일으켜 안전 운항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앞서 부티티지 장관과 스티브 딕슨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지난달 31일 두 회사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위험성을 적정하게 평과하고 그 결과를 항공산업 종사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서비스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두 통신사는 이미 지난달 5일에서 이달 5일로 한 차례 늦춘 상태라고 전날 거절 의사를 표명했었다.
불과 하루만에 AT&T와 버라이즌이 입장을 전환하고 나선 배경으로는 FAA가 소송 등을 통해 중저대역 5G 서비스를 중단 시킬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손꼽힌다. WSJ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에어라인포아메리카(AFA) 등이 연방법원에 5G 서비스 출시를 막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AT&T와 버라이즌이 오는 19일까지 2주간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기로 한 이후, 해당 계획도 미뤘다고 덧붙였다.
FAA는 공항 인근에서의 안전 운항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AT&T와 버라이즌의 자발적 연기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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