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산업협회·삼양식품·CJ제일제당 등
공동대응 나서…무단 상표도용 IP 소송 제기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중국 식품 업체들의 K-푸드 베끼기가 점입가경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캐릭터 ‘호치’는 물론 한글 상품명인 ‘불닭볶음면’을 그대로 베꼈다. CJ제일제당의 다시다, 오뚜기 당면 모두 제품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고 한글 상품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한국 제품인 것처럼 속이고 있어 식품업계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섰다.
국내 식품 기업 공동대응
3일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과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중국 최대 ‘K-푸드’ 모조품 생산·유통기업인 청도태양초식품, 정도식품 등을 상대로 지식재산권(IP)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협조를 받아 진행됐다.
중국 청도태양초식품과 정도식품은 인기 K-푸드 상표와 디자인을 도용한 제품포장에 ‘사나이’라는 한글 브랜드를 부착한 유사 한국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CJ제일제당의 다시다·설탕·소금, 대상의 미원·멸치액젓·미역과 오뚜기 당면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모방제품들은 국내 제품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으며, 한글로 ‘불닭볶음면’ ‘당면’ 등을 적어 한국 제품인 것처럼 속였다. 피해를 입은 기업들 모두 중국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모조품 유통으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로 자칫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이후 상표권 침해 2배
특허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국내 기업 상표를 도용한 사례는 2017년 977건에서 2020년에는 3.5배인 3457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8월까지 1998건의 상표권 도용 사례가 적발됐다. 최근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끊긴 데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는 등 한류 열풍이 거세지며 상표권 침해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도 무단 도용 피해를 입었다. 중국 한 업체는 에그드랍과 유사한 메뉴, 간판을 활용해 가맹점을 모집하려다 발각됐다. 또 다른 곳은 기존 에그드랍 상표에 점 하나를 추가한(EGG·DROP) 상표권을 내기도 했다. 에그드랍은 중국에서 상표권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상표권 사용 허가를 받았다는 위조 서류로 가맹점 모집에 나선 현지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소송은 국내외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공동대응을 추진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크다"며 "IP 침해대응의 성공사례가 창출될 수 있도록 소송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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