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유료가입자 256%↑… 올해 200만명 돌파 전망
내년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 2~3년 내 상장 목표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티빙이 내년 대만·일본을 시작으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해외 진출 선봉에 선다. 아시아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라인과 손잡고 최근 경쟁력이 높아진 오리지널 K-콘텐츠를 앞세워 가입자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콘텐츠 제작사 엔데버 콘텐트 인수에 이어 종합 미디어그룹 바이아컴CBS(ViacomCBS)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미국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국내 넘어 해외로" 대만·일본 진출
"올해는 국내 성장에 초점을 맞췄고, 내년부터는 글로벌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대만·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에 시동을 걸고, 향후 3~5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지난 21일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에서 내년 경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해외시장 진출의 뜻을 분명히 했다.
올해 티빙은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대표 OTT로 입지를 다졌다. 티빙에 따르면 작년 10월 CJ ENM에서 독립 출범한 이후 지난 18일 기준 유료가입자 수는 독립출범 직후보다 25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시작한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가입한 유료가입자 중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비율이 50%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70만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유료가입자는 올 3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은 이후 증가세가 탄력을 받으며 올해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한국 콘텐츠로 차별화된 메이저 OTT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내년 목표는 네이버 계열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인기를 얻고 있는 국가들이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플러스가 운영하는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등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티빙은 아시아 시장에서 라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해 글로벌 시장 인지도를 확대하고, 주요 국가에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서비스로 티빙 플랫폼과 K-콘텐츠를 각인시킨다는 구상이다. 앞서 티빙과 라인은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티빙은 해외 진출 성과를 발판으로 2~3년 내 기업공개(IPO)도 목표로 한다.
엔데버·바이아컴 업고 美시장까지
최근 미국의 제작사 엔데버 콘텐트를 공식 인수한 점도 티빙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엔데버 콘텐트는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의 제작사로 티빙의 모회사 CJ ENM이 지난달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9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기업가치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됐다.
엔데버 콘텐트 인수로 CJ ENM은 제작은 물론 글로벌 OTTㆍ채널에 대한 유통 판로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CJ ENM의 지식재산권(IP)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된 만큼 글로벌 OTT 시장 진출을 앞둔 티빙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에는 미국의 메이저 종합 미디어 기업 바이아컴CBS와 전방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바이아컴CBS는 CBS, 쇼타임, 파라마운트 픽처스, 니켈로디언, MTV, BET 등을 보유한 종합 미디어 그룹이다. 두 회사는 티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아컴CBS는 내년 상반기 티빙 내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을 개설해 바이아컴CBS 인기 콘텐츠를 제공한다. 티빙에 전략적 투자자로 지분투자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7편 제작 투자도 결정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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