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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년]"3차접종 전까지 수시로 코로나 검사…코 성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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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의료진 고충
인력 돌려막기에 '번아웃'
의료진조차 지침 숙지 어려워

카네이션요양병원 안춘자 간병팀장

카네이션요양병원 안춘자 간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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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대현 기자] "코로나19 예방백신 3차 접종을 받기 전까지 수시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는데 코가 성치 않았어요."


카네이션요양병원 간병팀장인 안춘자(58·여)씨는 요양병원에서 돌파감염이 급증하던 때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안씨는 "요양병원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집단감염으로 번질까봐 거의 매일 PCR 검사를 받느라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3차 접종자의 경우 PCR 검사가 의무 대상은 아니지만, 2차 접종자는 주 2회 PCR 검사를 통해 음성을 확인받아야 했다. 지난달 19일 병원에서 일괄적으로 3차접종을 받기 전까지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개인간 약속도 모두 취소했다. 안씨는 "주말에도 혹시 몰라 모든 사적모임을 하지 못했고 올해는 휴가도 쓰지 않았다"며 "주변 친구들을 거의 못본 것 같다"고 했다.


중환자 병동을 담당하고 있는 안씨는 "중환자들의 경우 평소에도 2~3시간 간격으로 체위를 변경해주고 죽 형태의 식사를 콧줄을 통해 제공하는 등 간병인의 역할이 고되고 중요하다"면서 "고령층 와상 환자가 상당수인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까지 번진다면 간병인들의 고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을 때 대면·접촉면회 금지로 인해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환자를 생각하면 지금도 코끝이 찡해온다. "임종시 가족간에 나눌 얘기가 많지만 코로나로 인해 짧게 마지막 순간을 나눌 수밖에 없는 상황에 가슴이 아팠다"며 "평소 부모님과 자주 만날 수 없던 가족들에게는 더욱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2년이 돼가는 지금 안씨의 최대 소원은 고향을 찾아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다. 안씨는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을 하는 대다수가 중국 동포"라며 "2년 동안 감염 우려 등으로 중국을 갔다오지 못했는데 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고향땅을 다시 밟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시로 바뀌는 지침 제대로 전달 안돼= 충북의 한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 중인 최민섭씨(30·남·가명)는 지난 4월 말부터 최근까지 예방접종센터로 차출됐다. 그는 "센터 근무 투입 초기 백신 접종을 마친 한 중년 남성이 편마비와 팔다리 운동기능 저하 증상을 호소하며 집에서 돌아왔다"며 "침대에 눕혀 확인해보니 확실히 근력과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당시 마련된 지침이나 센터 인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119를 불러서 대형병원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증상을 보인 민원인들은 이후에도 잇따랐다. 성별, 연령와 관계 없이 알레르기, 불안감,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을 호소했다.


문제는 수시로 바뀐 방역·예방접종 관련 지침이었다. 최씨는 "대부분 일반적 증상이었고,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 등 이상 반응은 보통 15분 내 센터에서 발현돼 현장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침이 계속 바뀌며 혼란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들도 바뀐 지침을 숙지하기 어려워 대응하기 쉽지 않았다"며 "1339 감염병 전문 콜센터 직원도, 일반 병·의원도 지침이 바뀔 때마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 업무가 마비된 적도 있었다"고 알렸다.


‘인력 돌려막기’ 역시 보건소 코로나19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다. 최씨는 "모든 센터가 기존 보건소 직원들을 데려가 운영돼 차출된 직원 각자의 보건소 업무에 공백이 생겨 난감했다"며 "보건증 발급, 임산부 등 기타 일반 진료, 혈액검사 등 업무가 모두 멈춰 일반 민원인들의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최씨는 "예방접종센터 뿐 아니라 선별진료팀, 역학조사팀, 재택치료팀 각 현장에 차출된 동료 (보건소) 직원들 모두 한계 상황이 계속됐다"며 "전자문진표 도입처럼 당국이 현장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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