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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번 찍어 日기술 넘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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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차단포장재 국산화 성공한 SR테크노팩 기술연구소
물과 열에 강한 신소재 GB-8 개발…일본 대비 단가 낮춰
산소차단 수액필름·수분차단필름 등 고차단 필름 개발 매진

SR테크노팩 직원이 즉석밥 등 식품 포장 용기에 쓰이는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 SR테크노팩

SR테크노팩 직원이 즉석밥 등 식품 포장 용기에 쓰이는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 SR테크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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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빽빽하게 들어 찬 비닐 뒤로 코팅필름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이 분주히 진행된다. 24일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SR테크노팩 기술연구소는 사무 공간 내부 의외의 공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성동현 수석연구원은 “기술개발 집중도를 높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최근 연구소를 서울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SR테크노팩은 국내 즉석밥 용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포장용기 1위 기업이지만 비닐 뚜껑에 쓰는 주요 소재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이익이 크지 않았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신소재 연구에 역량을 집중한 끝에 산소차단필름 ‘GB-8’ 개발에 성공한 회사는 일본으로부터의 소재독립과 함께 친환경 소재까지 확보하게 됐다.

즉석밥 비닐 포장의 핵심은 무균으로 빛과 수증기 유입을 차단하는 기술 확보가 관건이었다. 여기에 적용되는 에틸렌비닐알코올(EVOH) 필름은 일본이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소재발굴이 시급했다. 성 연구원은 “각종 논문을 살피고 재료 테스트를 거쳐 폴리비닐알코올(PVOH)에 주목했지만 물에 녹고 필름 부착력이 약해 포장소재로 적합하지 않았다”며 “3000번의 테스트 끝에 물에 녹지 않고 열에도 강한 코팅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SR테크노팩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산소차단 필름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이를 즉석밥, 컵음료 포장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성동현 SR테크노팩 수석연구원이 산소차단 필름 GB-8이 적용된 컵 포장재를 들고 설명하는 모습. 사진 = 김희윤 기자

SR테크노팩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산소차단 필름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이를 즉석밥, 컵음료 포장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성동현 SR테크노팩 수석연구원이 산소차단 필름 GB-8이 적용된 컵 포장재를 들고 설명하는 모습.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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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방오도료 기술, 신소재 개발 자양분

신소재 개발에는 쓰라린 실패의 경험도 자양분이 됐다. 회사는 앞서 2010년 수중생물의 선체 표면 부착을 방지하는 방오도료 개발에 뛰어들어 3년의 연구 끝에 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은 이를 외면했다. 이때 축적한 합성·부착기술은 아주 적은 양의 코팅으로도 산소차단 성능을 낼 수 있는 코팅기술의 핵심이 됐다.


‘GB-8’은 용액 형태로 기재필름(PP, PET, Ny, PE 등)에 도포 코팅하는 것으로도 높은 산소차단 효과를 낸다. 빛과 수증기 투과도도 낮춘 GB-8은 일본산 EVOH 필름 대비 단가 또한 25%가량 낮췄다. 또한 코팅 두께가 얇고 기존 알루미늄박을 사용하는 공정과 달리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생산 원가 절감효과까지 끌어냈다. 포장재 선택에 보수적인 식품업계에서도 직접 연구소를 찾아 산소, 수증기 차단성을 테스트한 뒤 GB-8을 도입해 현재 국내외 10여개 식품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두되면서 업계는 GB-8의 친환경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제품 포장소재의 경우 이종(異種)재료 사용으로 포장재가 접착된 플라스틱(PP) 트레이나 컵까지 재활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GB-8은 플라스틱과 동일 성분으로 제조됐기 때문에 제품에 접착된 상태로도 재활용이 용이하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최근 유럽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기존 식품포장재에서 알루미늄 소재 제외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시장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R테크노팩이 개발한 산소차단 필름 기술은 용액 형태로 만들어져 기재필름(PP, PE, Ny 등)에 도포하는 것 만으로도 뛰어난 산소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진은 GB-8을 개발한 필름(왼쪽)과 기존 알루미늄박을 이용한 고차단성 필름 제품. 사진제공 = SR테크노팩

SR테크노팩이 개발한 산소차단 필름 기술은 용액 형태로 만들어져 기재필름(PP, PE, Ny 등)에 도포하는 것 만으로도 뛰어난 산소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진은 GB-8을 개발한 필름(왼쪽)과 기존 알루미늄박을 이용한 고차단성 필름 제품. 사진제공 = SR테크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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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차단성 수액필름 개발 마무리 단계, 수분차단성 필름개발 착수

연구소는 산소차단필름에 이어 최근 수분차단성 코팅필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낵, 라면, 김 포장 등 수분 침투 시 눅눅해지거나 제품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분차단 포장재 수요가 확장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수분차단기능이 뛰어난 필름 소재는 알루미늄이다. 성 연구원은 “현재 약 30%(5g)의 수분차단성 코팅 기술을 개발한 상태지만 이를 1g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R테크노팩은 또 다른 핵심 사업인 수액 포장용 의료용 필름 제조에도 기술고도화를 적용하고 있다. 연구소는 최근 산소차단 코팅기술을 적용한 산소차단성 수액필름 개발작업을 마치고 보다 안정적인 물성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조홍로 SR테크노팩 대표는 “신소재인 GB-8을 바탕으로 식품 포장재뿐 아니라 산소 차단이 필수인 각종 디스플레이나 전자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수분 차단성 필름 등 고차단 필름 기술 국산화를 통해 글로벌 1위 제품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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