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가 동반 하락 현상이 확산하면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로 집중 매수한 2030세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집값이 일시적 조정을 넘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 경우, 이들 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2030 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2019년 1∼10월 2030 매입 비중이 31.7%였으나 지난해 동기간 36.5%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41.9%를 기록하며 40%를 돌파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비강남권은 올해 2030 세대의 매입 비중 상승폭이 특히 가팔랐다. 노원구는 지난해 37.2%였던 2030 매입 비중이 올해 49.2%로 12%p 급등하며 올해 서울지역 중 최다 상승폭을 기록했고, 관악구는 지난해 36.2%에서 올해 47.3%로 11.1%p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들어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매, 전셋값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은평구의 아파트값은 -0.03%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됐다. 관악구와 금천구는 아파트값이 지난주 보합 전환되면서 하락을 눈앞에 뒀고, 강북(0.02%)·도봉(0.03%)·노원(0.05%) 등도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보합 내지 하락 전환이 임박한 상태다.
안양, 군포, 의왕시 등에서도 하락세가 관찰되고 있다. 경기지역의 경우 광역급행철도(GTX), 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로 올해 아파트값이 단기 폭등세를 보였던만큼, 하락장시 낙폭도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 변수가 커진 상황에서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내 '영끌'과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섰던 젊은층이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발표한 2021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향후 실물자산 매각 움직임이 나타나고 주택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의 높은 실물자산 보유 비중, 고위험가구의 증가 등을 감안할 때 가계의 실질소득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며 "실물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주택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 매수세가 꺾이면서 집값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2월 넷째주 기준, 전주(95.2)보다 떨어진 93.9로 6주 연속 100을 밑돌았고, 경기도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거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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