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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에도 거래 '뚝'…쌓이는 전세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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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수급지수 100 아래
지방 더 심각…'미분양'도 속출
내년에도 시장 불안 악순환

가격 하락에도 거래 '뚝'…쌓이는 전세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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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 ○○아파트 세입자 급구합니다. 근저당이나 융자 없는 집이고 즉시 입주 가능합니다. 대필료 부담에 이사비도 일부 지원합니다."


전국 전세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은 매매와 전세가격의 동반 하락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발생하고 있는 이상현상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치솟는 전셋값을 우려하던 모습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강도 높은 대출규제에 금리인상, 겨울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주택 거래 수요가 뚝 떨어진 가운데 정치권까지 부동산 정책을 저울질 하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매 이어 전셋값 하락에도 뚝 끊긴 거래 =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국 전세가격변동률은 0.06%로 전주 0.09%에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울의 경우 0.08%에서 0.06%로 상승세가 꺾였다. 특히 25개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 아파트 전셋값이 이번주 0.02% 하락했다. 성북구 기준으로는 지난 2019년 7월 이후 2년5개월만에 첫 하락전환이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서는 양천구가 올해 5월 마지막주 -0.02%를 기록한 이후 약 7개월여 만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격은 떨어졌지만 매물은 쌓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4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이후 1년 반만에 기준값인 100을 밑돌았다. 수급지수가 100을 밑돌면 수요 부족을, 100을 웃돌면 그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수급지수가 동시에 100 밑으로 내려간 것도 1년 반만이다. 수도권에서 매매수급지수는 6주 연속, 전세수급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국 매매 매물과 전·월세 물건은 47만5706건으로 한 달 전(45만4325건)보다 4% 넘게 늘어났다. 그간 가격 시장에 대한 피로감과 내년 강화되는 대출 규제에 대한 부담감에 매수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사 비수기인 연말을 맞아 전셋집을 찾는 사람보다 세입자를 구하는 집주인도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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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등 지방 더 심각…미분양 사태 ‘빨간불’ =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구의 경우 전세가격이 0.03% 떨어지며 지난해 4월 3주(-0.01%) 이후 1년 8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8개 구 중 6곳(중구 -0.06%, 동구 -0.05%, 서구 -0.02%, 남구 -0.01%, 북구 0.02%, 달서구 -0.06%)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맷값도 지난주 대비 0.03% 하락하면서 6주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보합세를 보인 수성구(0.00%)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이 내림세를 보였다. 강원 원주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세종은 매매수급지수(81.1)와 전세수급지수(86.9) 모두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거래 냉각 속 지방 곳곳에서는 미분양 물량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기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2월 들어 이날까지 청약을 진행한 지방의 민간 분양 아파트 총 38개 단지 중 22곳이 청약 미달됐다.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셈이다. 이달 들어 청약 접수를 받은 단지 5곳 중 4곳이 1·2순위 모두 미달된 대구 뿐만 아니라 경남·경북·전남·전북 등지에서도 청약 미달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구 동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매수인도 매도인도, 모두 뚝 끊겼다"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문의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 불안에 매물 적체 악순환 "실수요자 중심 아냐" =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계부채 관리강화방안을 통해 차주단위 DSR(Debt Service Ratio) 2·3단계를 조기 시행한다. 기존 대출자는 사실상 ‘영끌’을 통한 내집마련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망과 달리 전세 시장이 아직 안정화 추세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와 전월세 시장은 상호보완관계이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이 불안하면 매매수요를 자극해 결과적으로 집값을 자극하는 주된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매물 누적과 관련해선 "단순히 전세수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회전이 안 된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공급이 애초 실수요자 중심이 아니었다는 데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전세가격이 급등했는데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면서 전세를 못 들어가게 만든 것"이라면서 "문제는 실수요자 중심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세입자들 못 들여 전세매물이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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