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서방간 군사적 긴장감 완화 기대감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가격 27% 급락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서방간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러시아 불안요인에 치솟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20% 이상 급락했다.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내·외신 기자 500여명을 초청해 가진 연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내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긴장 해소를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앞서 미국에 보낸 안전보장 협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제 공은 서방으로 넘어갔다"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안전보장안을 조속히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보장안은 앞서 지난 15일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 측에 전한 요구사항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을 중단하고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나토군의 활동을 중단해야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도 내달 초 양국간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내달 초에 러시아와의 외교적 회담이 준비돼있으며, 양자간 외교 뿐만 아니라 다자간 외교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며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러시아가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자간 군사적 긴장감이 완화되고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폭등했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 가스가격 주요 지표인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이날 전장대비 27.11% 급락한 메가와트시(MWh)당 126유로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문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러시아발 지정학적 위기감이 완화됐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30여척이 유럽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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