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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배경 LED 월…미지의 우주까지 공간 무한확장

최종수정 2021.12.24 12:42 기사입력 2021.12.24 12:42

시각효과 세상 ③ 버추얼 프로덕션
단순 합성 아닌 가상배경 '대형 LED 월' 촬영…로케이션 못지않은 현장감
시대·공간 등 창작 한계 뛰어넘게 도와…날씨·시간 제약없어 제작비도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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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블록버스터 영화는 자동차 액션 장면을 역동적으로 펼친다. 그만큼 카메라 앵글이 다양해졌다. 러시안 암(자동차 위에 크레인을 설치하고 장착한 카메라), 드론 등 특수장비의 발전으로 다이내믹한 촬영이 가능해졌다. 아직 상용화되진 못했다. 러시안 암은 하루 사용 대여료가 최소 500만 원이다. 드론은 기술적 문제로 실시간 영상 확인 등이 어렵다.


넷플릭스 '서울 대작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일에 VIP 비자금을 수사하는 이들의 질주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제작진은 카체이싱 액션과 1988년 배경 연출의 해답을 버추얼 프로덕션에서 찾았다. 가상배경이 나타나는 발광다이오드 월(LED Wall) 앞에 배우와 자동차를 배치하고 촬영한다. 인카메라VFX(ICVFX) 기술로 LED 월 화면을 물리적으로 담아낸다. 단순한 합성이 아니다. 로케이션 못지않은 현장감을 제공하며 다양한 앵글의 영상을 구체화한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영화 속 배경이 펼쳐져 배우들이 그린 스크린의 크로마키 촬영 때보다 수월하게 연기에 몰입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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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진행되는 곳은 경기 하남의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 1, 2, 3.' 면적 1만1265㎡의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이다. 특히 3번 스튜디오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LED 월 규격만 지름 19m, 높이 8m, 벽면 12m에 달한다. 천장에도 LED 월이 있어 360도 전체를 활용할 수 있다. 고병현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뉴미디어본부 이사는 "일반 야외 촬영보다도 자연스러운 빛을 구현한다"고 했다. "가상 공간에서 배우·카메라의 동선을 포함한 전체 프로덕션을 사전에 점검해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 버추얼 프로덕션이 효과적으로 적용된 영화·드라마는 아직 전무하다. 스튜디오가 막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충분한 시각효과(VFX) 기술을 보유해야 운영할 수 있어 도전장을 내민 기업도 소수에 불과하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2017년부터 연구개발(R&D)를 시작해 ICVFX 기술을 확보하고 확장현실(XR)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했다. 스튜디오와 시스템 조성은 영화 '1987'·'암살'의 김우형 촬영감독과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인 박영수 모팩 VFX 슈퍼바이저가 주도했다. 고 이사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명, 카메라, 미술 등에 최적화된 환경을 마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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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에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의 'D1'도 철저하게 준비해 조성한 버추얼 프로덕션 공간이다. 2019년 버추얼 프로덕션 본부를 신설하고 프리비즈팀, 언리얼 환경 제작팀, 촬영팀, 개발팀을 운영해 관련 업무를 전문화했다. 디즈니+ '더 만달로리안'과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버추얼 프로덕션을 담당한 미국 럭스마키나로부터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권보근 덱스터스튜디오 스테이지1 실장은 "지난 1년간 화상 컨설팅으로 효과적인 스튜디오 세팅과 운영 방법을 터득했다"며 "자회사와 협력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영상 음향 전문 스튜디오인 라이브톤과 종합광고회사 크레마월드와이드, 영화제작사 덱스터픽쳐스 등도 운영한다. 김동현 덱스터스튜디오 콘텐츠본부장은 "버추얼 프로덕션은 새로운 장르 출현에 따른 변화"라며 "이국적 풍광은 물론 촬영이 어려운 지역·환경까지 제작함으로써 크리에이터의 연출 한계를 극복하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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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결과물은 김용화 감독이 연출한 영화 '더 문(가제)'이다. 우주에 홀로 남겨진 남자의 구출 과정을 그린 대작으로, 배우 설경구·도경수·김희애·박병은 등이 출연한다. 김선구 덱스터스튜디오 컴퓨터그래픽(CG) 슈퍼바이저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사실적으로 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작업한다"며 "해외 사례로 검증된 솔루션을 접목해 전체 완성도를 높인다"고 했다. 권 실장은 "제작진과 기획 단계부터 우주 배경 등을 함께 만들어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며 "앞으로 활용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성공적 안착의 관건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프로세스의 이해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초기 시각화 과정이 탄탄해야 오류를 최소화하고 원하는 장면을 얻을 수 있다. 영화·드라마 제작진이 전일적 관점을 가지고 기존 제작 방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이사는 "버추얼 프로덕션의 핵심은 프리프로덕션"이라며 "기상 공간에서 원하는 영상이 사전에 구현돼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동준 덱스터스튜디오 버추얼 프로덕션 본부장도 "후반 공정을 앞당기고 뒤로 물러나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리얼타임 렌더링은 전통적인 프로덕션 방식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기반이다. 사전 협업 워크 플로를 강화해야만 각 파트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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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밀한 사전 협력은 제작비 절감과도 직결된다. 날씨나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아 원활한 촬영은 물론 회차 감소까지 유도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로케이션 섭외·세팅은 물론 세트 제작·구성 등의 비용이 현저히 줄어든다"며 "촬영 현장에서 리얼타임 엔진으로 날씨 변화, 장소 변경 등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고 이사는 "프로덕션 예산과 일정을 추산하면 기존 방식보다 제작비 20%가 절감된다"며 "시간 또한 단축돼 제작진의 능률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파주·하남=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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