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검증보다 가족에 집중
민주당 "김건희 60억대 자산가
건강보혐료 월 7만원 뿐"
자산 관련 의혹 추가 폭로
국민의힘, 李 아들 도박 맹비난
"지도부 냉정 찾아야"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금보령 기자] 대통령선거를 80여일 앞둔 정치판이 후보자 검증보다는 그 가족들의 일탈 행위 폭로에 집중하는 방식에 몰두하고 있다. 배우자나 자식 등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검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본연의 검증 작업을 뒤덮어버린 ‘주객전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17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대 후보의 가족 관련 네거티브전(戰)의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은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60억원대 자산가이면서도 건강보험료로 월 7만원밖에 납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학강사 채용시 김씨가 이력서에 허위 경력·학력을 기재했다는 폭로에 더해 자산 관련 의혹을 추가한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수일 간 여야의 공식 논평이나 언론의 관심은 대체로 김씨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도박 관련 의혹으로 점철되고 있다. 이 후보 아들이 불법 도박과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태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아버지가 발 빠르게 사과는 했는데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게 됐다"면서 "아들까지 상습도박을 사실상 자백한 게 됐으니 3대를 이어서 범죄자 집안 아니냐 이런 얘기가 당연히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 또는 청소년기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이미 성인이 된 분이 현실적으로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꼬집었다.
후보 주변에 대한 검증은 대선 국면에서 항상 다뤄지는 소재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족을 검증하는 것은 후보 자질의 ‘한 단면’을 알기 위한 간접적 정보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은 일종의 ‘과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선 국면을 국정 능력 검증, 이런 식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양당 선거대책위원회나 지도부가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가족 의혹이 제기되면 무시하고 갈 순 없어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검증 작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이슈로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바꾸거나 하는 식의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그 파급효과의 한계를 짚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가족도 못 지킨 사람이 나라를 지키겠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가족 검증도 분명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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