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9주 연속 상승폭 둔화
지난달 거래 10건 중 4건 최고가보다 낮은 ‘하락거래’
집값 급등세 피로감 누적·대출규제 영향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 아파트값 상승폭이 9주 연속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이어진 급등세에 피로감이 누적되고, 정부의 대출규제도 더욱 강화되면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한 영향이다. 특히 그동안 급등세를 유지해왔던 송도·청라국제도시에서도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어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6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7%를 기록하며 전주(0.22%)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이는 한 달 전인 11월 첫째 주(1일 기준) 상승률 0.37%와 비교하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인천의 경우 지난 10월 첫째 주(4일 기준)부터 0.44%→0.42%→0.40%→0.38%→0.37%→0.33%→0.29%→0.25%→0.22%→0.17%로 9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했다.
지역별로는 그동안 급등세를 유지해왔던 연수구·서구의 상승폭이 모두 둔화됐다. 송도국제도시가 속해있는 연수구는 10월 첫째 주 0.64% 오르며 인천 내에서 가장 높았지만 11월 첫째 주에는 0.45%, 12월 첫째 주에는 0.16%까지 곤두박질쳤다. 청라국제도시 효과를 톡톡히 봤던 서구도 같은 기간 0.41%→0.28%→0.11%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실거래가가 직전 거래보다 하락한 거래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39.6%로 나타났다. 사실상 지난달 인천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이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된 셈이다. 인천 하락거래 비중은 지난 8월부터 19.1%→20.7%→27.4%→39.6%로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송도풍림아이원 6단지’ 189㎡(전용면적)는 지난달 12일 14억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최고가를 기록했던 16억원과 비교하면 3달 새 2억원이 떨어진 셈이다.
인근에 위치한 ‘송도더샵센트럴시티’ 59.9㎡ 평형도 지난 1일 7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직전 최고가(9월)인 8억2000만원보다 7000만원 하락했다. ‘베르디움더퍼스트’ 74.9㎡도 지난달 27일 8억88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쓰며 지난 10월 최고 거래가인 9억7000만원보다 8200만원 값이 내렸다.
이러한 흐름은 청라국제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구 청라동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84.4㎡는 지난달 13일 8억64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평형의 9월 최고가인 10억55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청라29블럭호반베르디움 84.9289㎡는 지난달 28일 7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같은 달 해당평형 최고가인 8억7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하락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인천의 경우 그동안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가격 피로감이 누적되고, 대출규제·금리인상 등으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분위기”라며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지며 거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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