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부활에 보랭재 수주액↑
무인항공 분야서도 공급 확대
탄소섬유 복합재, 미래산업 핵심재료
한국 조선업이 10년 불황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글로벌 선주사들의 발주가 이어지며 선박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2~3년치 일감을 채워 놓았다. 특히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분류되는 LNG운반선(LNG선)과 LNG 추진선 수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LNG 초저온 보랭재를 생산하는 기업의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 보랭재란 LNG선의 내부 온도를 낮게 유지해 LNG를 장시간 액체 상태로 유지하고 보관하기 위해 탄소섬유 등을 활용해 만드는 소재다. 국내에서는 ‘ 한국카본 ’과 ‘동성화인텍’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아시아경제는 한국 조선업의 부활과 함께 도약하는 이들 기업의 현황을 들여다보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분석했다.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한국카본 은 LNG 보랭재 시장을 동성화인텍과 양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가 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카본 이 기술력을 보유한 탄소섬유 복합재는 수소 모빌리티 시장, 항공기 소재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재료로 활용 범위가 넓다. LNG선 외에도 적용 분야가 많아 무한한 성장 동력을 장착한 셈이다. 신(新)사업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재무적인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LNG선 수주 폭발에 보랭재 수주도 ‘봄날’
한국카본 은 최근 LNG 보랭재를 중심으로 수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카본 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수주 잔고는 6340억원으로, 2019년말 3720억원, 2020년 말 4790억원에서 증가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수주 물량은 3670억원어치로, 지난해 1년 동안의 수주 물량 3730억원에 육박했다.
내년에도 계속 보랭재 수주가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LNG선 수주가 이어지면서 보랭재 수주가 늘어날 공산이 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보랭재는 LNG를 실어 나르는 운반선과 LNG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추진선(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포함) 모두에 필요한 핵심 자재"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가 늘면서 LNG 보랭재 수주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수주 증가에 힘입어 실적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까지 2000억원대이던 매출은 지난해 4117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2019년 253억원에서 지난해 757억원으로,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 촤광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주요 공급처의 LNG선 수주 물량을 토대로 보랭재 납품량을 추산하면 한국카본 의 매출은 2022년 4283억원, 2023년 446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계속 경신해 나갈 것"이라며 "고정비 효과로 수익성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인항공 등 신사업 무장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한국카본 은 LNG선 보랭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미래 연료로 꼽히는 액화수소 보랭재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탄소섬유 등을 활용한 복합소재는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등에서 친환경 경령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관계회사인 한국복합소재를 통해 이스라엘 국영 항공방산업체 IAI와 ‘걸프스트림 G280 항공기 꼬리날개 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8년 IAI와 함께 합자회사인 한국항공기술케이에이티(KAT)를 설립해, 군사·민간용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소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 분야로 공급처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 한국카본 의 복합재 기술은 수소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 등에 필요한 핵심 자재로 적용 분야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0년 이상 무차입 기조 유지…투자 여력 충분
재무 안정성도 조선 기자재 업체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차입금은 2500억원 내외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준도 되지 않는다. 1년 치 이익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1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사실상 차입금이 없는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순(純)현금만 700~800억원 규모다. IB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 순현금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실적 개선으로 현금성 자산이 축적되면서 투자 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불닭·김밥이어 또 알아버렸네…해외에서 '뻥' 터...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