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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리얼하잖아! 이 '지옥 사자'…레벨 다른 K-콘텐츠

최종수정 2021.12.10 15:44 기사입력 2021.12.10 13:38

시각효과 세상 ① 달라진 위상
콘텐츠 설계단계부터 함께 참여…국내 기술 亞 최고 수준
K-콘텐츠 장르 다양화로 고속성장, 중국 문도 다시 열릴 듯

드라마 '지옥'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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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콘텐츠 산업 화두는 시각효과(VFX)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도래로 수요가 급증했다. 관리 범위도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제작 전반으로 확대됐다. 영화·드라마·광고만이 아니다. 다양한 연구개발(R&D)과 버추얼 스튜디오 도입으로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까지 손을 뻗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흐름을 살피고 미래를 조망한다.


몇 년 전만 해도 VFX 인력은 지우개로 불렸다. 그린 스크린을 삭제하고 다른 배경을 합성하는 정도로 치부됐다. 거의 모든 영화·드라마·광고에 VFX가 삽입되는 지금은 다르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참여한다. 비중이 크면 기획에도 가세한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일찌감치 이미지 틀을 구축한다. 철저한 사전작업은 작품의 완성도와 직결된다. 효율적인 프로덕션을 유도해 제작비도 절감한다. 진종현 덱스터스튜디오 슈퍼바이저는 "VFX 해법을 미리 구하지 않고는 세부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워졌다"며 "초기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야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효율적인 제작 공정이 이뤄진다"고 했다.

NEW의 자회사 엔진비주얼웨이브도 근래 대다수 작품을 프리 프로덕션부터 함께 했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대표적인 예. 이성규 대표는 "종전 프로젝트 수주 개념은 깨진 지 오래"라며 "프리 프로덕션부터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고 했다. 그는 기획 단계에서 프리 비주얼라이징으로 지옥 사자 등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시나리오만으로 투자를 받기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이 대표는 "이미지와 내용을 함께 제시해 프레젠테이션의 차별화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다른 VFX 기업 대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는 프로덕션의 효율성을 중시한다"며 "사전에 VFX 시각화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한다"고 했다.


엔진비주얼웨이브 사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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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콘텐츠의 VFX 작업은 꽤 까다롭다. 해상도 규격부터 4K다. 엔진비주얼웨이브가 이에 맞춰 진행하는 작업으로는 강형철 감독의 영화 '하이파이브', 박인제 감독의 드라마 '무빙', 엄태화 감독의 영화 '콘트리트 유토피아' 등이 있다. 이 대표는 "최근 20억 원을 들여 저장 공간을 세 배가량 늘렸다"며 "4K 콘텐츠 다섯 개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촘촘해진 픽셀은 더 정교한 VFX 기술을 요구한다. 엔진비주얼웨이브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노동 집약적 작업과정까지 탈피했다. 고효율 프로덕션을 추구하며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국내 VFX 기술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물을 표현하는 시뮬레이션, 크리처(creature) 등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협업과 교류로 보편화됐다. 제각각 효율적인 VFX 작업과 실감콘텐츠 기술로 차별화를 꾀한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VFX의 리얼 타임(입력된 데이터 처리가 명령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스템) 구현을 구체화한다. 관계자는 "이미 버추얼 프로덕션, 디지털 휴먼 등에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 '승리호'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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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스튜디오는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특정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 기술에 주안점을 둔다. 3D로 캐릭터를 만들어 교체한 기존 얼굴은 복잡한 공정과 난이도 문제로 자연스러운 묘사가 어렵다. 덱스터스튜디오가 개발한 기술은 다양한 표정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학습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표정을 진짜처럼 만들어낸다. 진 슈퍼바이저는 "고해상도 이미징의 어려움이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VFX 기술은 K-콘텐츠 장르의 다양화로 고속성장할 수 있었다. 덱스터스튜디오의 경우 '미스터 고', '신과 함께', '백두산', '모다기슈', '승리호' 등을 맡으면서 다양한 노하우가 쌓였다. 모팩과 엔진비주얼웨이브도 다르지 않다. 이 대표는 "2024년 상반기까지 작업 일정이 예약돼 있다"며 "다양한 작품에서 디지털 캐릭터, 라이팅, 합성, 애니메이션 등을 총괄하면 그만큼 VFX 역량도 강화된다"고 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VFX를 담당한 '적인걸 3: 사대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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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중국 제작사들이 VFX 비중이 큰 콘텐츠를 앞다퉈 제작한다. 중국 내에서는 자국보다 해외 콘텐츠에 대한 소비 욕구가 더 강하다. 진 슈퍼바이저는 "단순한 VFX 작업을 넘어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책임지는 완성형 콘텐츠를 선보이면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수는 중국 메이저 VFX 업체들의 성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 업체들이 파산하면서 VFX 인력이 대거 몰렸다. 해외에서도 유입돼 기술 수준이 크게 올랐다고 평가된다. 국내 업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도 중국에서 블록버스터 작품을 의뢰받았다"며 "작품의 질을 보장할 만큼 제작 파이프라인 환경이 훨씬 안정적이다"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창의적인 해석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설계와 구성 측면에서 여전히 차별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성규 엔진비주얼웨이브 대표이 말하는 '지옥' VFX
"사자 몸 감싼 기운과 연기 리얼리티 표현에 핵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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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시연은 초자연 현상이잖아요. 사자는 크리처고요. 어셋이 중요했어요. 인물이나 동물을 3D 모델링으로 제작하는 단계요. 연상호 감독이 지옥에서 막 뛰쳐나온 듯한 리얼리티를 강조했어요.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 있을 법한 성질의 표현이나 분위기요. 어떻게 하면 세부적인 표현에서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논의했죠. 고민 끝에 구현한 표현이 피부에 흐르는 정체불명의 기운과 연기에요. 크리처 장르에서도 거의 표현된 적 없죠. 사실 머리에 뿔을 달거나 얼굴을 기괴하게 그리는 건 쉬워요. 정형화된 틀을 변형하면 그만이거든요. 그런 이유로 사자가 유니크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무서운 캐릭터도 아니에요. 극 특성상 위압감과 경외심을 동시에 부여해야 했죠. 움직임이 사람과 비슷하다고요? 그건 상상에 맡길게요.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될 때까지 비밀입니다(웃음)."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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