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수준의 실리콘 함량 상향 경쟁
SK, 내년부터 '그룹14'와 국내서 실리콘 음극재 양산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배터리업계가 자국 정부의 절대적 지원을 받아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나서자 국내 배터리업계는 고용량, 장수명, 고안전의 기술력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양극재를 중심으로 했던 배터리 소재 경쟁이 최근 실리콘의 함량을 높인 음극재 개발로 확산하는 추세다. 흑연보다 실리콘이 리튬이온을 최대 10배 많이 담을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을 많이 담으면 주행거리가 그만큼 늘어난다. 또 실리콘을 사용할 경우 기존 음극재 기판이 얇아져 배터리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술적 난제도 있다. 충·방전에 따른 부피 팽창이 흑연보다 약 10배 커서 장기적인 사용에 한계가 있고 전해액과의 반응성에 따라 배터리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배터리 기업들이 현재 실리콘 음극재 함량을 3~5% 수준에 맞추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의 급성장 전망도 투자 확대의 배경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수요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70%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4000t에 불과한 시장 규모는 2030년 20만t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 개발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포스코퓨처엠 로, 이 회사는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인 ‘실리콘산화물(SiOx)’과 ‘실리콘-탄소복합체(SiC)’ 음극재 데모 개발을 마쳤다. 현재 완제품 및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며 그룹의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전 단계인 리튬메탈 음극재도 개발 중이다.
SK그룹은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보이는 곳이다. SK머티리얼즈가 지난달 미국 그룹14테크놀로지(그룹14)와 함께 경북 상주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SK와 그룹14이 생산할 실리콘 음극재는 부피 팽창 최소화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뿐만 아니라 전기차, 가전, IT 업체 등 30여개의 고객으로부터 평가가 진행 중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상용화에 성공한 LG에너지솔루션은 실리콘 비율 확대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대주전자재료와 함께 2019년 독일 포르셰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에 실리콘 음극재를 납품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에 건설 중인 배터리 합작사에서 실리콘 음극재 양산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력은 실리콘 음극재 등 소재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기술이 올라가면 전고체 배터리 전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 사마다 소재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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