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 / 물에 관한 오해와 진실
[아시아경제 이진경 기자] 추운 겨울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눈, 피부 등 건조함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사실 평소에 물만 잘 마셔도 겨울철 건강유지엔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인체에 물이 부족하면 문제가 되지만 단숨에 많이 마시는 것도 그렇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마실 수 있는 물, 어떻게 마셔야 올바르게 마시는 걸까요? 두루두루 살펴봅시다.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
● 내게 맞는 물의 양
'하루 섭취 물 권장량 = (신장+체중)/100'
예를 들어 키가 170cm이고 체중이 70kg인 경우 마셔야 될 물 권장량은 (170+70)/100=2.4L입니다. 단,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실 경우 체내 나트륨 농도가 급감하여 ‘저나트륨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200mL 정도의 종이컵으로 10잔을 틈틈이 나눠 마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 물을 마시지 않으면 나타나는 증상
체내 총 수분량 2% 손실 -> 가벼운 갈증을 느낌
체내 총 수분량 4% 손실 -> 근육들이 피로함을 느낌
체내 총 수분량 12% 손실 ->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되고 체내 수분 평형 유지가 어려워짐
체내 총 수분량 20% 손실 -> 의식을 잃게 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
● 하루 중 물 마시기 좋은 시간과 방법
▷ 기상 후 공복 상태로 물 한 잔 마시기
▷ 식사 중보다 식사 전후로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마시기
▷ 갈증은 우리 몸에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갈증이 나는 즉시 마시기
▷ 노화로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점차 둔화되는 어르신은 갈증에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조금씩 자주 마시기
<평소 물 섭취가 충분하지 않을 때 겪을 수 있는 증상>
● 만성피로
물은 우리가 마시면 식도에서 다음 기관으로 넘어간 뒤 장에서 흡수되고 이후 전신에 걸쳐 산소와 영양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만일 수분이 부족하면 산소와 영양소를 곳곳에 분산시킬 수 없어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쉽게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평소 만성피로를 달고 산다면 자신이 물을 너무 안 마셔서 그런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 비만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위액도 줄어들고 장 속 수분 역시 줄어들어 변비와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 복부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은 한 컵만 마셔도 쉽게 포만감이 들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이거나 체중감량을 목표로 한다면 식사 전에 마시는 물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두통, 불안감, 우울감
물은 장기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주요 장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되면 쉽게 불안함과 우울함을 느끼고 증상이 심할 경우 두통도 함께 나타나 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 건조한 피부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는 금세 건조해지고 탄력도 쉽게 떨어져 주름이 생기기 쉬운 피부 환경이 되므로 피부 노화 현상을 앞당깁니다. 건조한 피부 증상 완화 및 피부 노화 예방에 신경 쓰고 싶다면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 대신 마시면 좋은 차 4>
평소 물 대신 차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대부분 맹물의 밍밍한 맛 때문에 마시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물 대신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보리차
보리차는 전부터 생수 대신 많이 끓여 마시는 대표적인 차입니다. 구수한 맛과 향으로 즐겨 마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맛도 좋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키고 변비 예방, 당뇨 예방, 항산화 작용 등의 효능이 있어 좋은 차입니다.
● 루이보스차
카페인이 없는 루이보스는 커피 대신 카페에서 마시기도 좋은데요. 특히 철, 칼슘, 미네랄 등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고 노화 방지와 알레르기 예방에 효과도 있어 물처럼 자주 마셔도 건강에 좋습니다.
● 현미차
한방에서 몸에 약이 되는 차로 알려져 있는데요. 멀미가 심하거나 설사로 인해 탈수 증상을 겪을 때 물 대신 마시기 좋다고 합니다. 또한 노화 방지, 유해 물질 배출,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차입니다.
● 카모마일차
심신 안정과 불면증에 좋은 카모마일차는 스트레스 완화, 살균 작용, 독소 및 염증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휴식을 취할 때나 과다 업무 및 학업 등으로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 물 대신 따뜻하게 마시면 좋은 차라고 합니다.
<물을 적게 마셔야 좋은 질환 VS 물을 충분히 마셔야 좋은 질환>
● 물을 적게 마셔야 하는 질환은?
▷ 간경화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알부민이 생성되지 않는데 이렇게 혈액 속 알부민 농도가 낮아지면 수분이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하고 혈액에 남아 혈액 속 수분 함량이 높아집니다. 결국 늘어난 수분은 복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어 배에 복수가 찰 수 있다고 합니다.
▷ 심부전
심부전이 있는 경우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심장에 들어온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심부전 환자는 물을 하루 1L 이내로 마셔야 하는데요. 그 이상 마실 경우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혈관에 정체됩니다. 이렇게 늘어난 혈액량 때문에 혈관 압력이 높아지면 압력이 낮은 폐와 뇌로 수분이 흘러 들어가고 이는 부종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 신부전증
신부전증이 있다면 갈증이 날 때만 의사가 권고하는 양의 물을 마셔야 합니다. 특히 투석을 하는 5기 환자의 경우 투석을 통해 단백질이 빠져나가 알부민 생성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따라서 그런 경우 수분이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해 복강으로 흘러갈 수 있어 물을 마실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 부신기능저하증
이 질환이 있는 경우 부신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이 과다 생성되어 체내 수분과 염분의 원활한 배출을 막는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전신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는 질환은?
▷ 폐렴, 기관지염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게 되면 호흡이 가빠지고 열도 오르기 때문에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수분 배출이 전보다 늘어나게 되는데 이때 호흡기가 마르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염증성 비뇨기질환
요로감염, 방광염, 전립선염이 있다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소변으로 배출시켜주기 위해 소변이 마려울 만큼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체내 노폐물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농축되면 요로결석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하루 소변 양보다 500mL 이상 더 마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 당뇨병
당뇨 환자 중 신부전 합병증이 없는 경우 혈당 상승 억제를 위해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특히 갈증을 잘 못 느끼는 노인 환자의 경우 목마르다고 느끼지 않아도 2시간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혈압, 협심증
혈액 속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혈액의 흐름이 더뎌지며 혈전이나 지방이 혈관벽에 쌓일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런 경우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 지질혈증 단계부터 물을 충분히 섭취한다면 협심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루에 염분 섭취는 5~6g 이하로 철저히 제한해야 합니다.
<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입술과 혀가 자꾸 마르는 증상은 물 부족 신호다?
평소 질환이 없는데 자주 입술이나 혀가 마르거나 소변이 유독 진한 노란색이거나 변비가 심하다면 이는 몸에 수분이 많이 부족하다는 신호입니다. 즉, 물을 더 자주 마셔야 하는 상태인데요. 반대로 투명한 소변을 자주 볼 경우 본인의 방광 용량에 비해 너무 과도하게 물을 마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잦은 소변은 과민성 방광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물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 신체 활동 적은 노인이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면 위험하다?
우리 몸은 대사량이 많을수록 수분을 필요로 합니다. 수분이 있어야 근육 등의 기관이 에너지를 쓰면서 만들어낸 노폐물을 땀, 소변으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활동량이 적은 노인은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대사량도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많은 수분이 갑자기 들어오면 혈관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저나트륨혈증은 처음에는 소화불량과 피로감 등 증상을 겪다가 심하면 간질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니 노년층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 물 대신 연한 아메리카노 마셔도 좋다?
차와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커피 한 잔 마시면 같은 크기의 잔으로 물 두 잔을 보충해주어야 할 만큼 체내 많은 수분을 배출시킵니다. 따라서 연한 커피라도 물 대신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카페인과 알코올은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항이뇨 호르몬’에 영향을 끼쳐 소변을 통한 수분 배설량을 늘리기 때문에 많이 마셔도 수분 손실을 가져오므로 갈증 해소 및 수분 보충 시 반드시 그냥 맹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운동 중 갈증이 나지 않아도 꼭 물을 마셔야 한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내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심한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물을 규칙적으로 자주 마셔줘야 합니다. 만성적인 탈수 상태가 되면 수분을 보충해도 운동능력이 회복되지 않으므로 물 마시는 것을 참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탈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운동 전에 미리 일정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 물의 온도는 인체에 흡수가 잘되는 약간 차가운 정도의 4~5도가 좋으며 물에 약간의 꿀을 타 마시는 것도 건강에 좋습니다.
● 음식 속 수분 섭취만으로도 충분히 체내 수분 보충이 가능하다?
체내 수분은 매일 피부를 통해 땀으로 배출되거나 배설에 의해 없어지기 때문에 매일 물을 마셔서 우리 몸의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먹는 음식 안에도 기본적으로 수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수분 섭취가 부족하기 때문에 하루에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을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물을 바로 삼키지 말고 입에 잠시 머금는 것이 좋다?
물을 바로 꿀꺽 삼키지 않고 입안에 잠시 머금고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는 갈증 중추에 생체반응을 전달하여 몸의 세포가 수분 진입을 인지할 수 있게 해주고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 물은 벌컥벌컥 마시면 뇌 건강에 위험하다?
물은 되도록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단숨에 급히 많이 마시면 뇌 혈류량이 급증해 뇌혈관이 터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최소 5분 이상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물을 마시는 것이 몸의 신진대사가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어 더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물은 0kcal로 열량이 없습니다. 마셨을 때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어도 심장과 신장이 건강하고 정상이면 이뇨 작용 때문에 곧 평소 체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물만 마셔도 몸이 붓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짠 음식을 먹거나 월경 기간에 부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혈압약, 당뇨약, 진통제, 호르몬제를 복용하거나 평소 신장질환, 심장질환, 간질환이 있다면 부종을 유발하여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 물은 매시간 마셔야 한다?
사실 물은 한 시간 간격으로 조금씩 마시면 좋습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신장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고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갈증 중추가 점차 노화하여 체내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매시간 조금씩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되도록 물을 한 번에 몰아서 벌컥벌컥 들이켜지 말고 한두 모금씩 나눠서 씹어 먹듯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 손발이 찬 사람은 따듯한 물을 마셔야 한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은 소화를 촉진하고 혈액 순환을 도와 체내 독소를 더 빠르게 제거하도록 도와줍니다. 평소 손발이 차가운 사람은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따뜻한 차나 물을 하루에 3~5잔 정도 꾸준히 마시는 것이 혈액순환을 도와 손발 차가움 개선에 좋습니다.
● 아침 공복에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아침에 막 일어났을 때 공복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우리 몸은 잠에서 깨어 있을 때는 쉬지 않고 활동하다가 잠에 빠지면 내분비 기관을 정비하고 뇌를 청소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 500mL~1L 정도의 수분이 손실됩니다. 아침에 막 일어나면 수분이 부족하고 혈액이 끈적한 상태인데 이때 미지근한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면 혈액량을 늘리고 혈액을 묽게 만들어 주고 위장에도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어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 자기 전 물 마시는 것이 좋다?
자기 전 과도한 물 섭취는 숙면에 방해될 수 있지만 적정량을 마신다면 오히려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 몸은 수면 상태에서 최소한의 칼로리, 땀이 배출될 수 있는 만큼의 수분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한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소변 색상이 진하다면 이는 수면 중 체내 수분이 부족했던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또한 장년층의 경우 항이뇨 호르몬 분비 저하로 본인도 모르게 수면 중에 수분 공급이 안 되면서 심한 만성탈수 상태가 될 수 있는데 자기 전 물을 마시면 이런 탈수를 막아주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줍니다.
물은 노폐물 제거와 변비 예방 등 몸의 작용과 긴밀한 관련이 있으며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은 안구 건조증, 입 마름, 피부 건조 등을 예방하고 면역력 증진과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하루에 필요한 양의 물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지금부터라도 건강하게 잘 마시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이진경 기자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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