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시비비]탄소세 공약 신중해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시시비비]탄소세 공약 신중해야
AD
원본보기 아이콘


20대 대통령 선거의 쟁점 중 하나는 탄소중립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한다는 원칙은 모두 동의해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실행 방안은 합의를 보기 쉽지 않다. 원자력의 이용 확대 여부도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방법 중 하나고 탄소세의 도입 여부도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탄소세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공약으로 주창하고 있다. 특히 탄소세를 기본소득에 연계해 탄소세로 기본소득에 필요한 세수를 확보하자는 게 골자다. 탄소세를 걷는 기본목적은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탄소세 도입에도 신중해야 하지만 탄소세로 확보한 재원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선 더욱 신중해야 한다. 탄소세를 도입한다면 그 세수를 목적과 관련 없는 기본소득보다는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공적 기능에 써야 한다.


탄소세는 탄소 배출량에 비례해 직접 부과하는 방식인 만큼 그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휘발유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고율의 유류세를 매겨 자동차 운행을 자발적으로 제한토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탄소세는 기업에 부과하고 기업은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 물가가 오르고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탄소세로 인한 물가 상승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을 수 있다. 탄소세를 기본소득으로 분배해 탄소세로 인한 저소득층의 물가 상승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의 배경이다. 이는 모든 간접세의 속성이다. 간접세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삼으려면 차라리 가장 보편적인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를 올려서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삼는 게 낫다. 탄소세는 탄소배출 저감에 의한 기술개발, 탄소중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 불가피한 산업 기술 전환에 따른 보상과 전환 지원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직접적인 과제에 투자돼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탄소중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추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탄소중립의 선순환 경제가 가능한 것이다.

탄소세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지속가능성이다. 탄소세의 목적은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것이고 탄소 배출이 줄어듦에 따라 궁극적으로 사라져야 하는 세금이다. 이런 세금을 기본소득에 의지할 수 없다. 탄소세를 기본소득으로 배당금처럼 지급하는 몇몇 국가들이 있기는 하다. 스위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스위스도 탄소세 전부를 기본소득으로 쓰지 않고 탄소세를 부과하는 산업 범위도 제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탄소세보다는 배출권 거래제가 선호되고 있는 실상이다. 탄소세는 탄소 배출의 약 5%에 적용되는 반면, 배출권 거래제는 18%에 적용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다.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 생산, 에너지 저장,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수천조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로 환수한 자금을 탄소중립에 투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에서 탄소세가 가장 높은 국가는 스웨덴이다. 스웨덴도 한때 원자력 발전에 세금을 부과하면서까지 탈원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탈탄소가 중요해지자 원자력 세금을 철폐했다.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의 비용부담 완화를 위해 원자력의 이용 확대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세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쓸 순 없다. 탄소세 제도의 실시 여부도 중복 과세의 문제점, 기업과 물가의 영향을 따져 조심스럽게 접근할 문제다. 대선 공약으로 던져서 탈원전 정책처럼 반드시 실현해야만 하는 과제인 양 추진해선 안 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