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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완주 만경강 생태길, 늦가을 노을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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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만경강-너른 들과 붉은 강물 따라 걷는 생태 기행, 완주 만경강길

전북의 젖줄로 불리는 만경강은 수많은 동식물의 안식처로 생태계가 살아있다. 이 길을 따라 걷는 생태탐방로가 생겼다. 총 44km, 7개코스로 6코스 종착지인 만경강철교에 노을이 지고 있다.

전북의 젖줄로 불리는 만경강은 수많은 동식물의 안식처로 생태계가 살아있다. 이 길을 따라 걷는 생태탐방로가 생겼다. 총 44km, 7개코스로 6코스 종착지인 만경강철교에 노을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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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습지에 은빛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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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명소인 대아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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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의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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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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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저수지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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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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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만경강은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전라북도의 젖줄입니다. 완주군 동상면에서 발원해 전주, 익산, 김제, 군산을 거쳐 서해로 흘러듭니다. 넉넉한 강물이 들판을 적셔 곡식을 기르고, 수많은 동식물의 안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늦가을이면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옵니다. 최근 완주에 건강한 생태계가 살아 있는 만경강을 따라 걷는 길이 생겼습니다. 본래 있던 산길과 마을 길, 둑길과 자전거도로를 이은 '완주 만경강길'입니다. 발원지인 동상면 밤샘에서 삼례읍 해전마을까지 약 44km, 7개 코스입니다. 산길을 걸을 때 강에서 잠시 멀어졌다가 둑길과 자전거길을 만나면 강을 옆구리에 끼고 걸으니 지루하거나 심심할 새가 없습니다. 청둥오리와 고니(천연기념물)를 보고, 생태계의 보고인 신천습지를 지나고, 해 질 녘 붉은 노을을 눈에 담습니다.


만경강 전체 구간 중 60%가 완주에 속한다. 만경강길 1코스 밤샘길(왕복 4.6km)은 동상면 밤티마을과 밤샘을 잇는다. 밤티마을 꿈나무체험관찰학습장에서 시작하면 편리하다. 주차가 가능하고 코스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마을 길과 산길을 따라 30~40분 걸으면 밤샘에 도착한다. 이렇게 작은 샘이 가느다란 물줄기를 이뤄 흐르다 지천을 만나고, 점점 몸집을 불리며 거대한 강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꿈나무체험관찰학습장으로 되돌아와 비포장 길과 마을 길, 산길을 넘나들며 거인마을로 향한다. 2코스 굽잇길(8.3km)이다. 2시간 20분 남짓 걷는 동안 푸근한 자연과 마을 풍경을 두루 만난다. 밤샘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거인마을을 지난 뒤 동상저수지와 대아저수지로 모인다. 저수지 주변은 자동차 도로만 있어 코스는 고산면에서 다시 시작된다.


3코스 창포길(5.9km)은 창포 군락지가 있는 창포마을을 출발해 1시간 40여 분 만에 세심정에 도착한다. '항상 마음을 깨끗이 씻는다'라는 뜻이 담긴 조선 시대 정자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강을 가로지르는 세심보가 보인다. 1970~1980년대 마을 아이들이 이곳에서 멱을 감았다고 한다. 4코스 세심정길(8.1km)은 세심정에서 봉동읍 상장기공원까지 이어진다.


7개 코스를 전부 걷기는 쉽지 않다. 한두 코스만 선택한다면 5코스 생강길(7.2km)과 6코스 신천습지길(5.5km)을 권한다. 5코스는 상장기공원-봉동교-회포대교, 6코스는 회포대교-하리교-삼례교-비비정 구간이다. 두 코스를 이어서 걸으면 3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상장기공원에서 봉동교는 차가 다니지 않는 둑길이다. 한쪽은 느티나무, 한쪽은 벚나무가 늘어서 봄에 특히 아름답지만 지금도 괜찮다. 봉동교를 지나면 둑길에 자동차가 많아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게 낫다.

회포대교에서 하리교까지 2km 구간은 '만경강의 허파'라 불리는 신천습지다. 회포대교는 고산천과 소양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강폭이 넓고 물이 천천히 흘러 퇴적물이 쌓이면서 여기저기 작은 섬 모양 지형이 생긴 덕분에 다양한 식생이 깃들었다.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인 황새와 삵, 노랑부리저어새도 눈에 띈다. 신천습지는 2017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한 시민 공모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서 한국환경기자클럽상을 받았다.


비비정은 만경강과 구 만경강 철교(국가등록문화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소다. 일제강점기에 쌀을 반출하기 위해 놓은 만경강 철교는 2011년 전라선이 복선화하면서 역할을 다했다. 철교에 열차를 리모델링한 비비정예술열차를 조성해 레스토랑과 갤러리, 카페로 활용한다. 해 질 녘 노을을 감상하기 좋다. 7코스 비비정길(왕복 4.5km)이 이곳부터 해전마을까지 이어진다. 5~6코스를 이어서 걷는다면 교통이 좀 더 편한 삼례에서 출발해 거꾸로 가는 편이 수월하다.


만경강을 지키고 보존하는 활동의 중심에 만경강사랑지킴이가 있다. 2017년 완주군이 주최하는 '만경강생태아카데미' 1년 과정을 마치고 자발적으로 모인 지역 공동체다. 만경강과 신천습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청소와 교육, 철새 탐조 여행 등을 기획ㆍ운영한다. 2021년 상반기에는 만경강 변의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쓰담걷기'를 진행했다.


대아저수지에서 동상저수지로 이어지는 수변 도로는 소문난 드라이브 코스다. 늦가을 화려한 단풍을 감상하며 달리면 힐링이 따로 없다. 이른 새벽 피어오른 물안개도 몽환적이다. 일제강점기에 댐을 만들어 생긴 대아저수지는 기암절벽을 거느린 운암산과 우아하고 부드러운 동성산에 둘러싸여 사계절 아름답다. 남쪽의 동상저수지와 이어진다. 대아수목원이 가깝고 위봉산성과 위봉사도 멀지 않다.


완주 위봉산성(사적)은 17세기에 쌓은 대규모 석성이다. 둘레 약 8.6km, 높이 1.8~2.6m에 이른다. 방탄소년단이 '2019 서머 패키지 인 코리아' 영상을 찍어 유명해졌다. 산성은 보통 전란에 대비하는 군사시설이지만, 위봉산성에는 유사시 전주 경기전에 봉안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위패를 옮겨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실제로 동학농민운동 때 태조어진과 위패를 산성 안 위봉사 법당으로 옮겼다고 한다.


완주 만경강길 3~4코스가 지나는 고산면의 고산미소시장도 흥미롭다. 2013년에 종전 오일장과 함께 문화 관광형 테마 장터로 거듭났다. 수십 년간 장사해온 베테랑 상인과 청년 상인이 함께 꾸려간다. 책 읽고 핸드메이드 제품을 구매하는 책방, 수제 간식과 수제 청을 나누는 음식 공방, 쿠키와 도넛이 맛있는 카페, 지역 공동체의 상품을 전시ㆍ판매하는 편집 매장, 한우 판매장, 공예 체험장 등 30여 개 점포가 들어섰다. 마지막 토요일에 공연, 영화 상영회, 플리 마켓이 열린다.


완주=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호남고속도로 삼례 IC를 나와 왕궁ㆍ삼례 방면, 삼례IC사거리에서 삼례문화예술촌ㆍ우석대학교ㆍ삼례 방면을 지나 충혼길로 해서 비비정(완주 만경강길 6코스 종착점)으로 간다.


△볼거리=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유명한 오성한옥마을을 비롯해 대아수목원, 상관공기마을 편백숲, 산속등대, 대아저수지, 삼례문화예술촌, 대둔산, 천호성지, 화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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