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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하기 힘든 나라]①“상속세 무서워 가업승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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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증세율 땐 60% ‘세계 최고’
“富 대물림 아닌 業 승계로 봐야”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의 부담으로 국내 제조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가업승계 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gettyimage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의 부담으로 국내 제조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가업승계 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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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중소기업 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업(業)의 바통 터치에 가깝습니다. 100년 기업을 꿈꿨는데 요즘엔 제 아들한테 미안해서라도 회사를 팔고 시골 가서 편하게 사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업용 X-ray 전문기업 쎄크를 운영하는 김종현 대표는 수 년째 가업승계를 두고 다방면으로 고민하는 1세대 창업인이다. 직원이 170명인 쎄크는 반도체 산업에 이어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이 성장하면서 늘어난 첨단 검사장비 수요와 함께 회사가 성장하고 있지만 김 대표는 "갈수록 커가는 회사를 과연 원만하게 상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상속세는 최고세율 50%로 OECD 가입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기업 최대 주주가 지분을 승계할 경우엔 20%가 할증돼 최고 세율 60%로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해외 국가들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 투자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함을 인지하고 특례제도를 도입하거나 상속·증여세를 폐지·축소하는 추세다. 스웨덴의 경우 과거 상속세 최고세율이 70%였지만 이케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해외 이전에 나서자 상속세를 폐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는 2년 차 사원 때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해 기계제도 금메달을 수상한 실력파 엔지니어다. 그는 후배 4명과 함께 자동화 기계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91년 창업했고, 그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뒤를 따라 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있다.


김 대표는 몇 년 전부터 은퇴준비와 함께 상속요건을 알아보다 높은 세율에 낙담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들어 가업승계 세제 관련 요건이 더 강화되면서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 커졌다"며 "공장이나 땅, 기계시설 등 고용에 필요한 자산만큼은 상속세나 증여세를 면제해야하는데 지금처럼 높은 세율에는 회사를 물려주긴 커녕 내가 창업한 죄로 죽을 때까지 일하거나 회사를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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