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안갯 속 이상기류 곳곳
"상반기만 해도 자고 일어나면 호가가 1억원씩 올라갔어요. 근데 요즘은 좀 분위기가 달라졌어요."(인천 청라동 W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아파트 매매 거래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실거래가 하락 사례도 점차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전망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늦게 오른 곳이 먼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최근 뒤늦게 급등세를 보인 지역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0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에 있는 청라호수공원.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서 있다. 올 상반기에만 단지 대부분이 10% 이상 매매가가 급등하며 올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한 지역이다. 인천은 올해 상반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마지막 주까지 인천 아파트값은 11.84%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실제 청라지구 내 ‘센텀대광로제비앙’ 82㎡(전용면적)의 경우 지난 2월만 해도 6억2900만원이었던 실거래가가 8월에는 8억4700만원으로 치솟았다. 호가는 1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W공인 대표는 "최근에 아산병원이 들어온다는 뉴스가 크게 나오면서 호가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인천 3대경제자유구역의 맏형 격인 송도국제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1월 8억9900만원에 거래된 ‘송도캐슬&해모로’ 139㎡의 호가는 현재 15억원까지 치솟았다. 송도동 D공인 관계자는 "GTX-B 노선이 확정된 데다 서울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인천 거래 시장에서는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D대표는 "대출 규제 영향인지 문의 전화 횟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직전 거래 대비 하락 거래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 8월 20.7%였지만 9월에는 29.1%로 늘며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매물도 쌓이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인천 지역 아파트 매매 매물은 3개월 새 1만979건에서 1만5954건으로 45.3% 급증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매물 증가율이다.
문제는 인천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계층은 2030세대라는 점이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인천 아파트의 20~30대 매수 비중은 33.2%에 달한다. 전년 동기의 25.7% 대비 7.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서울과 주변부 집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천으로 젊은층의 내집마련 수요가 대거 이동한 것이 비중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공급물량 급증은 이 같은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청라지구 A공인 대표는 "현재 건립 중인 물량이 다 들어서면 (상승장은) 절대 장담 못 한다"고 말했다. 아실에 따르면 2022년부터는 인천의 입주물량은 3만2426가구, 2023년 3만9063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만6318가구, 올해 1만5549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 시장은 하락장에 접어들면 먼저 오른 곳이 아니라 늦게 오른 곳이 가장 빨리 타격을 받는다"며 "그런 점에서 서울에서는 노원·금천구, 서울 외곽에서는 인천, 부천 등의 시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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