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물가급등 심화에 정책비판 확산
韓·美 증시 하락세...긴축정책 회귀 우려
파월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 다시금 강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현우 기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물가급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악화, 긴축정책으로의 회귀 우려 등이 겹치며 미국 증시가 하락 반전했다. 앞으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가급등을 막으면서도 경기회복세 불씨는 살려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물가 급등에 민심이 싸늘해지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공급망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해 이례적으로 군대까지 동원해 항만시설 정비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9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미 증시의 영향을 받아 한국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2.24포인트(0.31%) 하락한 3만6319.98로 장을 마쳤고, S&P500지수는 16.45포인트(0.35%) 떨어진 4,685.2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5.81포인트(0.60%) 밀린 1만5886.54로 마감됐다.
뉴욕증시는 지난 3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유동성 장세가 연속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생각보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미국과 중국의 물가지수에 Fed가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중국에서는 정부의 강압적인 시장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가경제연구소(NERI)는 중국정부 정책의 시장친화도 개혁지수가 5.81을 기록해 2016년 이후 5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최근 대형 IT기업과 사교육, 부동산시장 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규제를 실시한 여파가 공급망 문제와 더불어 물가를 폭등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역시 물가 폭등으로 비판에 직면한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인플레이션의 주 요인으로 지적돼온 공급망 위기 상황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월마트와 유나이티드파슬, 페덱스, 타깃 등 미국 내 대형 물류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최근 미국 내 물류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 원인으로 알려진 공급망 병목현상의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류업체 CEO들에게 연말 대규모 쇼핑 시즌을 앞두고 배송문제 등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인프라 투자법안 예산의 일부로 군대까지 동원해 미국 전역의 항만시설을 보완, 현대화하는 프로젝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60일 이내 미 육군 공병대 인력을 동원해 약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항만 건설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며 "항만 현대화 사업에도 34억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 직접 방문해 인프라 투자법안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항만시설 보완 및 항구 병목현상 완화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물가 상승 위험에도 불구하고 고용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경제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제로 한 화상 회의에서 고용 시장의 계층 간 불균형을 언급하며 "빈곤층을 포함해 최대한 광범위한 계층의 실업을 줄일 수 있도록 Fed가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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