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 부동산 채권 투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는 되레 매수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앵거스 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5일 한 인터뷰에서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발행한 고금리 달러 채권을 통해 적당한 수준의 리스크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중국 부동산 업체의 달러 채권을 매수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지난 2개월간 중국 부동산 채권은 투매의 대상이 됐다. 헝다그룹이 부도 직전에 몰렸으며 이에 따른 위기가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블룸버그 중국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 가격은 9월 초 이후 22% 하락했다. 중국 정크본드의 ICE BofA 지수 금리도 지난 5일 25.77%까지 올라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벨 매니저는 "시장이 헝다그룹 사태의 확산 위험을 과하게 걱정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되레 투자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은 지난 20년간 중국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다"면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이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기업의 연쇄 도산 위험이 발생할 경우 중국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벨 매니저는 골드만삭스가 중국 정부 위안화 채권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꺼이 자금을 투입한다며 중국 정부 위안화 채권은 위험이 없는(risk-off) 거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3.5%까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말 설문 당시 예상치보다 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짐에 따라 인민은행이 수 개월 안에 지급준비율을 0.50%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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