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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취임 열달만에 레임덕?…위기의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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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패배 후폭풍
정책·비전 없이 트럼프 때리기만 몰두
대통령 지지율 37.8% 최저치 또 경신
아프간 철군·당내 예산안 갈등에 등돌려
"이대로면 내년 중간선거 공화당 압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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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민주당에 이보다 더 위협적인 천둥은 없을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치러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이 자신들의 텃밭을 공화당에 내준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평가했다.

버지니아주는 이번 선거를 제외하고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10번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7번 승리한 곳이다. 지난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무려 10%포인트 차로 이겼다.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의 글렌 영킨 후보가 2%포인트 차로 민주당의 테리 매콜리프 후보를 앞섰다. 민주당 득표율이 지난 대선 이후 1년 만에 12%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20년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난 시점,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개월째 치러졌다. 또 집권 여당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간선거를 1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미 정치권에선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한 선거로 인식됐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에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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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에서) ‘반(反)트럼프’ 정서로 수혜를 입으며 정권을 잡은 민주당에 대해 현 국정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며 "아직도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점이 (민심을 잃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USA투데이가 최근 서퍽대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37.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2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지지율 42%보다도 더 하락한 수치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1년도 안돼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비전과 리더십 부재, 여당 내부 갈등도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패배 요인으로 먼저, 구체적인 정책이나 비전 제시 없이 오직 ‘반트럼프’ 정서에 영합하며 캠페인을 진행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민주당의 매콜리프 후보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공화당과 영킨 후보의 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 없이 영킨 후보 지지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 공격에만 몰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양한 민생 이슈를 파고들며 비전이 담긴 정책을 내놓은 영킨 후보와 달리 매콜리프 후보는 그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도 전하지 않았다"며 "선거 경쟁자가 공화당이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잃은 지 1년이 지난 시점까지 트럼프를 재소환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권자들은 정치적 이슈보다 2년 가까운 기간에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겪은 사회적 국난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등 민생 이슈를 더 중요하게 바라봤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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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급격한 물가 상승과 같은 민생 문제들도 유권자들이 불만의 화살을 현 정부에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의 카리스마 부족과 허약한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다. 지난 8월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단행하면서 보여준 대혼란과 주민들의 탈출은 말 그대로 전 세계에 미국의 리더십이 무너지는 순간을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였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안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며 내부 갈등을 보인 점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게 한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CNN은 "민주당은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어젠다를 두고 강경파와 중도파 간 분쟁이 이어져왔다"며 "이는 민주당 의원들과 백악관 모두에 타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선거에 앞서 중도파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안이 감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조속히 통과시켜 정책 효과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강경파에서는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금지하고 예산안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며 맞섰다.


민주당의 중도파 의원인 제럴드 코널리 하원의원은 "우리가 선거에 앞서 지난주에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켰다면 선거 캠페인에도 도움이 됐었을 것"이라며 "이제 불평만 하고 앉아 있을 시간은 지났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민주당 내 대표적 강경파로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은 민주당 내 중도 성향 의원들 주도로 인프라 예산안 조정을 추진한 것을 두고 "도의적으로 볼 때 내가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초당적으로 합의된 55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인프라 개발 예산과 관련해 지난 5일 하원 표결 과정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이대로면 2024년 트럼프 어게인

민주당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민심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내년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리 블리스 공화당 수석 선거전략가는 "내년까지 바라본다면 ‘레드 웨이브(공화당의 압승)’가 다가올 것"이라며 "민주당이 현재 일반 시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와 해리스여론조사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과 무당파 유권자의 4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2024년 공화당 경선후보로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나왔다. 반면 미국 민주당 지지층 중 44%는 차기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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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정책 성과를 내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정책 어젠다로서 대규모 사회 지출 및 인프라 개발 예산안 집행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일 의회에서 1조2000억달러(약 1423조원)규모의 인프라 예산안이 수 개월간의 진통 끝에 의회 문턱을 넘게 된 것도 선거 패배 직후 백악관이 행동에 나서게 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반트럼프 정서에 기대며 공화당에 대한 정치적 비판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의 자체 성과를 더 강조해야 한다는 전략도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은 "우리가 미국의 중산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를 두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상황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민주당이 무조건 불리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제기된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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