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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 품귀현상' 비료·시멘트까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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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줄이기 시작한 비료업체
이달 중순부터 공급차질 우려
시멘트 업계 "이달이 고비"
정부, 매점매석 행위 차단조치

'요소 품귀현상' 비료·시멘트까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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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김종화 기자] 요소 품귀현상이 비료와 시멘트 생산차질로 번지고 있다. 요소수에서 시작된 공급부족사태가 점차 다른 산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비료업체들은 당장 이달 중순부터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으며 공해물질 저감에 요소수를 사용하는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연말까지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4일 NH농협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풍농 등 국내 중소 비료제조업체들은 최근 들어 요소비료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요소비료는 작물 생육의 핵심 재료다. 농협 관계자는 "요소 공급이 사실상 끊기면서 남은 재고로 비료를 생산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일부 업체들은 벌써 공급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풍농 관계자는 "공장 전체 가동률은 줄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주력 품목인 요소비료 대신 규산제 등 다른 비료 위주로 생산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월은 농한기라 비료 수요가 많지 않다. 다만 비닐하우스 재배농가는 당장 비료가 필요한 상황이고, 많은 농가가 내년 농사를 위해 올 연말까지 비료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비료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라북도의 한 농민은 "가격이 오를 것 같아 마을 전체 농지 1500㏊(약 450만평) 투입량의 20%인 100만t의 비료를 확보하려고 업체에 문의했는데 '팔 물량이 없다'고 하더라"며 "ℓ당 8000원 하던 차량용 요소수는 13만원 이상 줘도 못 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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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비료 부족현상은 올 상반기부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으로 농협과 7개 비료업체들은 비료 구매가를 전년대비 14.8% 올렸다. 비료가격은 연간단위로 계약해 일년에 한차례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데 올해는 한번 더 조정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비료협회에 따르면 요소는 지난달 말 기준 1t당 900 달러대로 전년 대비 3배가량 올랐다.

정부 지원도 쉽지 않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가 정부에 비료업체에 물류비 한시 지원 등을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친환경 농업 육성 차원에서 화학비료 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감축 대상에 들어갔다"며 "지원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업계도 사면초가다. 요소수는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소성로의 온도가 1000℃ 이상으로 올라가면 질소산화물이 발생하는데, 요소수를 뿌려 이를 제거한다. 하지만 국내 요소수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롯데정밀화학 KG케미칼 이 보유한 재고는 1~2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는 연말을 고비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남은 재고로 버틸 수 있겠지만, 연말쯤 요소수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소성로 가동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전국철도노조가 예고된 파업을 철회하더라도 시멘트수송용 트럭(BCT)이 요소수가 없어 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부족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우선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 긴급 차단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물량을 사재기한 뒤 비싼 값에 되파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물가안정법에 근거한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제정해 다음 주 중 시행하겠다"며 "환경부 등에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관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 단속반을 가동해 매점매석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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