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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중립 위한 COP26, 말잔치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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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중립 위한 COP26, 말잔치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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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차 국제연합(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영국에서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유엔 당사국 회의는 1995년 독일에서 처음 개최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세계 최대 회의다. 총회 목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각국의 2030년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제시하고 기후변화로부터 지구촌을 지키기 위한 협력 방안을 도출하며 이를 위해 선진국들이 연간 120조원의 재원을 조성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협의하는 것이다. 또 총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2015 파리 기후변화 협약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확립하는 것이다. 총회엔 우리나라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100여 개국의 대표들이 참가했다. 비정부 단체, 산업계, 각종 단체 관련자까지 200여 개국 3만여 명이 참여하는 만큼 가히 세계 최대 회의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총회도 말 잔치로 끝났다.


이번 총회엔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불참한 것은 물론 4번째 배출국이자 세계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불참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구체적인 협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총회에 앞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타국의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재정지원은 중단하기로 했으나 자국의 석탄화력발전 퇴출엔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 G20 정상들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제시한 온도 제한의 중요성에 동의했다는 정도가 성과이니 기후변화 회의를 앞둔 선진국 정상회의의 결과로서는 초라하다.

국제무대에서의 탄소중립은 명분과 실리의 눈치 싸움이다. G20 국가 중 누적 배출량으로는 하위 30%인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에 두 팔을 걷어붙일 이유는 없다.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 되는 것이니 눈치 싸움을 망설일 이유도 없다.


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이행규칙을 확정하는 것이다. 이른바 '룰북'이라 불리는 이 규칙은 협약의 후속 조치다. 탄소시장 규칙, 협약이행의 투명성, 탄소배출 저감 일정, 기후변화 대응 조치 및 재난 지원,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저개발국에 대한 펀드 조성 및 재정 지원에 대한 당사자 조치 사항 등 협약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다. 이행규칙은 당사국 회의마다 중요 의제로 다뤄져 왔으나 총회에서 탄소시장 규칙만이라도 합의한다면 파리협약이 구속력 있게 추진된다고 볼 수 있다.


탄소시장은 1997년 교토 총회에서 합의된 배출권 거래제와 유사하다. 이 제도엔 각국의 탄소 배출권 한도를 정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한도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한 국가는 한도 내로 감축한 국가의 배출권을 사야 하는 게 제도의 골자다. 제도가 실패한 원인은 공평한 배출 한도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국이 국가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배출 한도로 정하고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시장 규칙에 합의할지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총회에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가 불참한 사실은 회의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이미 당사국 회의의 사전 성격으로 지난달 개최된 G20 회의에서도 각국의 다른 입장으로 석탄 퇴출의 시기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협약이 체결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국제적 이행체제 마련은 요원하다. 이번 총회도 2년 전 유엔 기후 회의에서 '나의 꿈을 뺏지 말라'고 외쳤던 크레타 툰베리를 만족시킬 것 같지 않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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