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이영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추진한 대장동 민관공영개발 사업이 전국을 흔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관련된 '청부 고발사주' 또한 그 무게가 가볍지 않지만, 부동산이라는 서민과 관련된 대장동 이슈몰이에 모든 의제들이 함몰되는 형국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세를 몰아 이재명 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모든 사업 기획을 담당했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 등의 불법행위가 드러났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18일과 20일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를 겨냥한 '대장동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대장동 공영개발을 반대해 이번 문제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를 보면 곽상도 전 의원 등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이 더 깊숙이 관여돼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번 대장동 논란의 핵심은 여권 대선 후보인 이재명 지사다. 이 지사는 야권의 주장처럼 정말로 대장동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까?
이를 추측해 볼 수 있는 단초가 하나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6년 7월5일 성남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 발언이다. 당시 이 지사의 발언은 최근 대장동 사태와 오버랩되며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 지사의 당시 주요 발언 내용을 그대로 추려봤다.
■"친인척, 측근 민원 있으면 무조건 신고해라"
최근에 그런 일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요. 제가 전에 의견수렴판(성남시청 운영)에 한번 썼던 얘기인데, 내 측근이니, 내 친인척이니 하고 나타나는 사람을 신고하라고 했거든요. 일선 (성남시청)부서에 또는 어떤 형태로든 접촉해서 내가 시장의 뭔데, 내가 시장 누나인데, 시장 형인데, 시장 매형인데, 시장 측근인데, 시장 동문인데 이러고 나타나는 사람 내가 다 신고하라고 했습니다. 시장의 측근이니 친인척을 팔아가지고 이익을 누려보겠다고 하는 것이 시장을 죽이는 인간이지, 시장을 살리는 사람들입니까? 앞으로는 진짜 꼭 신고해주세요. 그게 시장을 살려주는 길입니다. 저를 위한다면 저의 측근이나 친척들은 절대로 그런 짓 하지 않습니다. 친인척, 측근 등의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 들어주는 것 또는 접촉하고도 저한테 보고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징계하겠습니다. 전에는 말로만 했는데 지금부터는 문책하겠습니다. 접촉하지도 말고, 굳이 접촉하면 비서실로 신고먼저 하세요. 이건 제가 꼭 지킬 겁니다.
■"제가 일부 가족과 사이 안좋은 이유 아세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제가 일부 가족들과 사이가 별로 안좋아요. 제가 칼처럼 끊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게 그들을 보호해주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것을 열어주면 점점 더 업자들이 붙어 가지고 아이고 누님, 아이고 형님, 아이고 이렇게 해 가지고 바람을 잡아가지고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한지도 모르게 희한한 짓을 하고 있게 됩니다.
■"공무원에 부당한 영향 미치는 업체는 성남서 사업 못해"
혹시라도 여러분한테 차비 갖다 주는 사람이 있거든 청백리 마음으로 다시 임하세요. 신고를 안하고 그냥 돌려주면 그 사람 다른 데 가서 계속 그러고 다니고 있어요. 제가 정한 원칙이 있어요. 인사청탁하면 불이익 준다. 요새는 없어요. 진짜 안해요. 두 번째로 하는게 있어요. 로비 하는 업자는 불이익을 준다. 실제로 제가 뺏었습니다. 전에 무슨 성남시 공무원 하고 뭐 주변에 줬다 이게 걸려서 그 사람이 성남시에서 하고 있는 모든 사업을 뒤져서 다 빼앗았어요. 싹 없애버렸어요. 앞으로 성남시에서 사업 못하게요. 이미 결정된 것도 다 취소 시켰어요. 소송하려면 해라. 로비를 해서 공무원들한테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면 결과와 관계없이 그 관련 업체들은 성남시에서 사업을 못하게 할 겁니다. 이미 하고 있는 것도 불이익을 줄 겁니다. 이미 하고 있는 거에요. 시도 자체를 못하게. 그래야 여러분(공무원)이 안전한 겁니다. 특히 인허가. 무슨 공사. 이런 거. 하여튼 공무원들한테 뭔가 로비를 시도한 게 발각되면 관련업체는 최소한 제가 성남에 있는 한 아예 성남에서 일을 못하게 할 겁니다. 아무것도 못하게. 전국의 자치단체에 사발통문을 돌릴 겁니다. 이 사람 위험합니다. 조심하세요. 사업 망할 겁니다.
■"업자 민원은 천사의 얼굴을 한 마귀입니다"
시에 인허가든, 예산집행이든 관련된 업자들이 로비위해 밥 사주고, 골프치고, 용돈주고, 상품도 주고 설날 선물 주고, 이거 신고 안하면 엄중하게 문책하겠습니다. 제가 누누이 얘기하지만 이런 사람은 마귀에요. 천사의 얼굴을 한 마귀입니다. 평소에는 간도 내어줄 것 처럼 형님, 아우님, 막 입안에 착착 감기죠? 이 사람들은 처음부터 크게 안 놀아요. 처음에는 차나 한잔 하시죠. 두 번째는 밥이나 한끼, 세 번째는 술이나 한잔, 네 번째는 아 이거 상품권이다 하면서 10만원 주고, 10만원이 20만원되고, 20만원이 30만원되고, 골프치고, 그러다가 나중에 50만원, 100만원, 문제는 사업자들은 이걸 자기 장부에다 다 써놓은 다는 것이죠.
돈이 마귀라는 거에요. 세상에 공짜가 없다니까요. 누가 그랬어요? 그냥 선의로 준 돈이라고. 본인이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 사람이 선의로 돈 줬겠습니까? 이익이 없는 데 돈을 왜주겠어요. 그사람들이 천사입니까? 자선사업자입니까? 천사도 그런 짓 하지 않아요. 공짜로 돈 주는 천사 봤어요? 그런 건 없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발전했냐면요. 업자들이 (뇌물 상납을)다이어리에 다 써놓습니다. 다른 보강증거까지 갖춥니다. 제가 얘기했죠. 현금 띠지를 보관한다고. 이 띠는 어디 은행에서 찾아가지고 누구한테 준거다. 이거는 누구를 통해서 줬고, 어디 장소에서 줬습니다. 요즘은 여러분 누구를 특정해서 이 사람의 6개월 동안 동선을 다 찾아낼 수 있어요. 어떻게 찾느냐, 핸드폰 사용한 거 하나 위치만 정해서 대충 몇 개 나오잖아요? 실시간 위치로 다 확인되고 통화를 하든 문자를 주든 데이터를 쓰든지 이러면 그 사용 위치가 다 나와요. 점점점을 찍습니다. 그러다가 그 근처 CCTV를 뒤져요. 그러면 CCTV에 그 근처가 다 찍혀요. 그러면 이 사람의 움직이는 동선을 실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가서 뭘 했고. 어디에 가서 어떤 사람을 만났고. 어디에 몇 시에 뭐했고 다 나와요.
요새는 탐문수사라는 말이 없어졌어요. CCTV가 다 찍어놨어요. 성남시도 CCTV가 3천 몇백 대 있죠? 더 될지 몰라요. 숨길 수 없어요. 그래서 업자들이 그걸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거래하기 위해서 분류를 해놔요. 이건 얼마 걸렸을 때, 이사람을 보내고, 이거할 때 이 사람을 보내고. 거래용으로. 마귀라니까요. 다 써놓고 증거까지 갖추고 있어요. 우리끼리 둘이서 숨기면 남들이 어떻게 찾아라고 생각하죠? 천만에요. 뭔가를 저지르고 숨기는 사람은 아마추어에요. 평생 그거 몇 번 하는 아마추어에요. 그것도 혼자서 하는, 그런데 이것들을 찾아내는 사람들은 평생 직업이 그거에요. 혼자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이 하고 있어요. 엄청난 예산을 지원받아요. 엄청난 장비와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개인이 야 이거 내가 숨겨봐야지, 안들키고 해야지, 게임이 될 것 같습니까? 불가능해요. 뭔가를 하고 숨긴다 불가능합니다. 그냥 백일하에 다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직도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업자들이 와서 살랑살랑 거리고 용돈 주고 하니까 아이고 100만원까지는 괜찮지 뭐, 70만원 받고, 30만원, 50만원 받고,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업자와 엮이면 공무원이 가장 피해"
검찰 경찰의 수사기법은 딱 정해진 패턴이 있습니다. 관청 근처에서 노는 사업체를 심심할 때 마다 하나씩 뒤져요. 관청과 관계있는 사업을 하는 사업체 리스트를 놓고 이번에는 어디를 털어볼까? 한 다음에 툭 하나 걸어서 거기다 대고 그 회사의 회계를 조사합니다. 회계를 조사하면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대부분 다 그 명목만 법인이지 사실상 개인 회사에요. 그러니까 이거 내 회사다 이런 생각 때문에 돈을 넣었다 뺐다 맨날해요. 추석때 되면 뺐다가 넣었다가, 내가 무슨 주식 사거나 뭐하거나 할 때 또 뺐다가 또 갚고, 안 갚는 것도 다반사이고. 그런데 이게 한번 할 때 마다 한 번씩 범죄입니다. 한번 뺄 때마다 횡령이에요. 갚으면 그냥 범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원상회복되는 것 뿐이에요. 도둑질해서 쓰고 제리에 갖다 놓는 것과 똑같죠.
이게 수없이 모이면 금액이 몇십억이 됩니다. 웬만한 회사는 한 5~7년치 뒤지면 다 나와요. 그럼 구속사항이에요. 그럼 그때부터 '딜'이 시작되는 겁니다. 기업 부패 잡는 건 별로 의미가 없어요. 공무원을 잡는 게 인사 고과에 제일 점수가 높습니다. 그것도 고위직으로 잡으면 잡을수록, 그래서 거래를 해요. 누구 하나 (거래 공무원 정보)불러주고 그거 줄여주고, 누구 하나 불러주고 그거 줄여주고. 이게 수십년 수사 관행이에요.
경찰 검찰이 업자를 압수수색해보면 장부에 다 적어놨다 잖아요. 언제 어디에서 얼마줬음. 잘 전달 되었음. 여러분들은 공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권한이 있어요. 권한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할 수도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할 경우, 저렇게 할 경우에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습니다. 그래서 권한이에요. 이 권한 행사와 관련해서 이익 있는 사람은 반드시 여러분들한테 접근해서 살랑살랑 하게 되어 있어요. 그게 이익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즉 권한이 크면 클수록 저들의 로비나 이런 게 훨씬 더 강도가 강해집니다. 지위가 높아지는 것이 꼭 좋은 것 만은 아니에요. 점점 그 지위가 높아지는 만큼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커지고 위험도 그만큼 커져요. 특히 위험도. 인생을 망칠 위험. 공무원연금이 날아갈 위험. 그 위험들을 미리 막으세요.
■"작은 권한까지 모두 내려놓으세요"
모든 문제는 작은 것부터 출발한단 말입니다. 작은 것. 처음부터 크게 사고치지 않아요. 작은 것부터 시작해요. 그 작은 것에 권한의 마음이에요. 나의 마음에서 그걸 없애버려야 작은 것 조차도 막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마음은 있는 데 절제를 하잖아요? 그 절제는 어느 순간 무너집니다. 소위 마인드, 마음 자체를 아예 그렇게 만들어놔야 합니다. 아예 안함. 그건 나쁨. 1은 괜찮고 100은 나쁘다가 아니라 1이든 100이든 그 존재 자체가 아니다. 0.1도 하면 안된다. 이렇게 정리를 해놔야되요. 여러분들의 인생을 위해서입니다.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망치고 있어요? 사실 되돌아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딱 걸리고 문제되는 순간에 후회하죠. 아 그때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후회)하면 뭐합니까? 이미 지났는데. 지금부터라도 아예 끊으세요. 그냥 그 업자들한테 밥 한번 안 얻어먹어도 삽니다. 그 용돈 몇 푼 안 받아도 살아요. 골프 굳이 치고 싶으면 연습장이든 그거 뭐에요. 영상으로 치는 거 있잖아요. 그런 거 해도 되고. 그거 무슨 업자들하고 가서 골프쳐서 인생을 망칩니까? 그 몇 푼 가지고. 정말로 여러분들 스스로, 특히 성남시 공무원이니까,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는다니까요. 본인만 아니라 주변까지 다 피해를 입어요.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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