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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옛말,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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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 초소형무선뇌신호측정장치 통해 동물실험 결과
뇌 활동, 먹이 뺏을 때보다 지키려할 때 더 활발한 것으로 확인돼

초소형무선뇌신호측정장치

초소형무선뇌신호측정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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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창업(創業)은 쉬우나 수성(守成)은 어렵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목표를 쟁취하는 것보다도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 연구진이 동물의 뇌 신호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인간의 고사성어가 동물적 본능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 증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뇌 활동이 먹이를 뺏을 때보다 지키려 할 때 더 격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신희섭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명예연구위원 연구팀이 조일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 연구팀과 공동으로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해 동물실험을 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경쟁’은 대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지만, 내측 전전두엽이 관련 있다고 알려졌을 뿐 신경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기존의 뇌 신호 측정도구는 대부분 유선인데다 무거워 동물실험에 한계가 많았다. 최근 무선 시스템이 개발됐지만, 시스템 간 신호 간섭 때문에 여러 동물이 필요한 사회성 실험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블루투스 무선통신과 신호분석 칩을 적용하여 여러 생쥐의 뇌 활동을 무선으로 실시간 동시 측정 및 분석할 수 있다. 매우 작고 가벼워(1.5x1.5x2cm, 3.4g) 동물 행동에 제약을 주지도 않는다.


연구진은 경쟁 시 행동과 뇌 활동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공복상태의 생쥐 두 마리에 개발한 시스템을 장착,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직사각형 상자 내 시작 영역에 두 마리 생쥐가 동시에 들어가면, 맞은편에 먹이를 제공하여 경쟁을 유도했다. 내측 전전두엽 분석 결과,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때 뇌 활동이 활발해짐을 확인하였다. 내측 전전두엽이 경쟁 중 목표물 뺏기와 지키기 행동과 직접 연관됨을 알 수 있다.

특히 뇌 활동은 상대의 먹이를 빼앗은 후 이를 지키는 행동으로 전환할 때 더욱 격렬해졌다. 경쟁 시 목표물을 쟁취하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힘들고 중요하다는 의미다.


조일주 단장은 “행동에 따른 뇌 신호 변화 관찰에 유용한 도구를 개발했다”며 “이에 약물 전달, 빛 자극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여 뇌 작동 원리 규명 및 뇌 질환 정복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신희섭 명예연구위원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간 경쟁에서 중요한 행동 유형을 발견하고, 그에 따른 뇌 신호를 관찰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경쟁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성 연구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IF 10.618)’에 지난 5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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