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쓰기용 1종·가로쓰기용 1종 구성…옛 한글 5400자도 지원
조선 덕온공주(1822∼1844)가 쓴 글씨를 본보기로 삼아 디자인한 디지털 글꼴이 개발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을 맞아 덕온공주 친필 자료 '자경전기(慈慶殿記)'를 활용해 만든 서체인 '덕온공주체'를 8일부터 한글꼴큰사전 누리집에서 무료로 배포한다고 6일 전했다. 덕온공주는 순조 셋째 딸이자 조선의 마지막 공주다. '자경전기'는 아버지 순조가 창경궁 양화당 옆 작은 언덕에 있는 자경전의 유래를 한문으로 설명한 책. 덕온공주는 이를 어머니 순원왕후의 명에 따라 한글로 옮겨썼다. 원문에 토를 달아 한글로 쓰고, 이어서 우리말 번역문을 적었다.
이 글씨체를 토대로 제작된 덕온공주체는 세로쓰기용 1종과 가로쓰기용 1종으로 구성된다. 한글 2788자와 옛 한글 5400자, 영문 94자, 특수 문자 986자를 지원한다. 세로쓰기용 글씨체는 '자경전기'에서 형태가 아름다운 글자를 골라 원형에 가깝게 제작했다. 가로쓰기용 글씨체는 현대적 쓰임에 맞게 다소 변형했다. 국립한글박물관 측은 "세로쓰기용 글씨체는 글자 획을 이어 쓰는 궁체 흘림"이라며 "알아보기 어려운 글자도 있으나 원본을 디지털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로쓰기용 글씨체에 대해서는 "궁체 정자 형태라서 자연스럽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라며 "편지나 초대장 등에 어울린다"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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