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좌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출범 10주년, 산학연 전문가-주요 단체장들 입 모아

"세계는 저작권 전쟁…오징어게임·BTS 선제대응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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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특허 200만호(2019년)를 달성하고 지난해 특허 출원 규모 세계 4위를 기록하는 등 지식재산권(IP)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에도 세계를 열광시킨 한류 콘텐츠 덕에 지난해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가 사상 첫 흑자를 나타냈다. 그러나 우수 특허 비율이 낮고 기술이전 사업화 성공률·특허 활용률이 저하되고 있으며 콘텐츠 산업은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대히트를 기록 중인 ‘오징어 게임’이 중국에서 불법 유통돼도 손을 못 쓰고 있다.


2011년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설립된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산학연의 지식재산 전문가·주요 단체장과의 지상 좌담회를 통해 그간 지식재산 분야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돌아보고, 향후 건강한 지식재산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참석자들은 콘텐츠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기술이전 성공률 제고 등 활용도 높이기, 질적 향상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과 관련, 현재 역량을 평가한다면?


강학희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 = 최근 유엔(UN) 산하기구인 세계지식재산기구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대한민국이 역대 최고인 5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현재 코로나19 상황뿐만 아니라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원천·핵심 특허에 대한 특허품질은 우리나라가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고, IP 보호 수준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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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창출되는 특허 중 25개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지식재산 역량은 창출과 활용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과거 공공 연구개발(R&D)의 성과로 특허가 양적 측면에서 강조되면서 특허 활용률 저조, 낮은 사업화 성공률의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양보다는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고, 고부가가치 특허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 지식재산의 창출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활용 측면에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장롱특허’라 불리는 특허가 많이 출원되고 있다. 이 현상의 뒤에는 양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평가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성적인 내용을 보강해 이런 현상을 고쳐야 한다.


-지식재산위의 지난 10년의 성과에 대해 평가한다면?


김복철 이사장 = 국가 차원의 지식재산 창출·관리·활용·보호 측면에서 제도적·정책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많은 성과를 창출해왔다. 앞으로 ICT기반 융합기술을 통한 산업 전반의 혁신 및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이 촉발한 디지털·데이터 경제로의 대전환에 따라 국가 지식재산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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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구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우리 사회 전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 진단 방역 특허 등 범정부 지식재산 컨트롤 타워로서 K-방역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식재산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 중요해질 전망인데.


강학희 원장 =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4차 산업혁명을 저성장의 돌파구로 삼고,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혁신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혁신적 아이디어 등 소프트파워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지식재산은 4차 산업혁명 승자의 요건으로, 지식재산을 강력히 보호하는 국가에 혁신이 생겨나고 부가 창출될 것이다. 원천·핵심 특허를 창출해내고 IP 기반 중소·벤처기업 등의 지식재산권을 보호·강화하면 이에 따른 일자리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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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총장 =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모든 산업생산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더욱 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의 창출, 보호와 관리가 중요해졌다.


정상조 지식재산위 위원장 =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비대면 산업의 급성장과 디지털 전환으로 혁신과 융합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식재산은 개인이나 개별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 이제 국가 안보, 국민 보건,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재도약의 기회는 연구·창작 환경의 개선과 규제 완화를 위한 법·제도 혁신이 동반돼야 하며 바로 그 중심에 지식재산이 자리하고 있다.


-지식재산 강국을 위한 우선적 과제·보완점은?


김복철 이사장 = 지식재산 강국으로의 도약은 양적으로 풍부한 IP 자원을 보유한 상태에서 지식재산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질적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R&D와 IP의 연계를 강화하고 기업 수요기반 IP-R&D 확대, 공공연구기관·대학·기업의 IP 경영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광형 총장 = 지식재산, 특히 특허 보호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허 침해를 당해 침해소송을 해 승소해도 받게 되는 배상금은 평균 6000만원 정도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서 특허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특허를 줄 때는 신중하게 주어야 하고, 일단 주었으면 강하게 보호해 주어야 한다. 특허 심사관을 늘리고 특허 침해자에 대해선 강한 징벌적 배상을 하도록 해야 한다.


최병구 위원장 = 우리 저작물인 한류 콘텐츠가 세계의 주류 문화를 선도하고, 국내 저작권 법제가 글로벌 저작권의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저작권 허브 구축을 통한 저작권 선도국으로서 입지 확립이 중요하다. 저작권 분야의 국제 교류협력 확대를 통해 전 세계 저작권 분야 전문가들 간 네트워크 형성의 중심이 되고, 우리 저작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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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립되는 제3차 지식재산권 기본계획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상조 위원장 = 이번 계획은 새로운 대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해 지식재산이 국가안보와 국민보건 그리고 경제발전과 국민 삶의 질 제고와 긴밀히 연계돼 미래 지식재산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지식재산 기반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선도할 수 있는 K-콘텐츠 창출·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식재산위의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강학희 원장 = 연구개발의 우수한 결과물이 질 좋은 지식재산으로 권리화되고 산업계에 효과적으로 이전 및 사업화되도록 지식재산 활용 및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IP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우수한 IP의 선별·활용 및 기업 IP의 사업화 촉진 지원도 늘려야 한다.


김복철 이사장 =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10년간 지식재산 생태계가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R&D 전주기에서 IP 확보 및 활용 등 다양한 정책적·제도적 전략과제를 도출해 추진해야 한다.


이광형 총장 = 국제정치가 기존에는 지정학을 바탕으로 펼쳐졌지만, 지금은 기술을 바탕으로 힘겨루기 하는 양상으로 변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알고 보면 바탕에 지식재산이 깔려 있다. 이러한 기술 관련 정보를 종합 수집 관리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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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구 위원장 =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등 저작물의 창작과 이용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창작과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저작물의 이용 등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저작권법을 비롯해 지식재산권 전반에 걸친 유기적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오징어 게임, BTS, 기생충 등 수많은 우리 콘텐츠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우리 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분야의 국제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뉴콘텐츠의 저작권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저작권 산업 촉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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