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좌석 앉은 승객과 요금 실랑이 벌여...고속도로 40m 가량 저속주행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고속도로에서 저속주행을 하다 사망 사고를 유발한 택시기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택시기사는 당시 요금 문제로 승객과 말다툼을 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이연진 부장판사)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택시 기사 A씨(69)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후 11시께 인천시 남동구 영동고속도로 서창 분기점(JC) 인근에서 택시를 몰다가 사망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사고 전 승객과 요금 문제로 실랑이를 하느라 고속도로에서 40m가량을 시속 12~16㎞로 운행했다. 이때 시속 87㎞로 뒤따르던 B씨의 트럭이 A씨의 택시를 추돌한 뒤 옆 차로를 달리던 승용차도 들이받았고, 이로 인해 승용차 운전자 C씨(39)가 뇌 손상 등으로 숨졌다.
법원은 A씨가 고속도로의 법정 최저 시속에 훨씬 못 미치는 속도로 택시를 몰다가 사망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상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밀리거나 다른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최저속도보다 느리게 운전해서는 안 된다"며 "사고 당시 날씨는 맑았고 교통 장애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시 블랙박스를 보면 A씨가 저속으로 운전하면서 전방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뒷좌석에 앉은 승객을 쳐다보면서 계속 요금 실랑이를 한 모습이 확인된다"며 "A씨의 이 같은 업무상 과실이 사망 사고로 이어진 원인"이라고 판시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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