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 지난달 26일 논둑 쓰러진 치매 환자 구해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 임명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쓰러진 90대 치매 환자 할머니를 곁에서 지키며 끝내 생명을 구해 국내 첫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된 반려견 '백구'가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8일(현지시간) '주인의 생명 구한 강아지, 한국 최초 명예 구조견으로 임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백구의 사연을 전했다.
이 매체는 백구에 대해 "용감한 4살짜리 견공"이라고 소개하며 "개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충남도 경찰 등에 따르면, 백구는 지난달 26일 논둑에 쓰러져 있던 90대 여성 A 씨를 구조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치매 환자인 A 씨는 전날 오후 11시께 집을 나간 이후부터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다. A 씨가 실종된 직후 경찰은 인근 농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방범대, 마을 주민들과 협력해 주변 수색에 나섰지만, 당시 새벽부터 비가 내려 A 씨를 찾는데 차질을 빚는 상황이었다.
결국 수색 40여시간 만에 A 씨는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옆에는 백구가 꼭 붙어 지키고 서있었다. 당시 구조대는 열화상 카메라에 백구의 체온이 표시된 덕분에 A 씨를 찾을 수 있었다. 당시 비에 젖어 있던 A 씨는 저체온 때문에 잘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백구가 A 씨의 곁에 머무르면서, 계속해서 체온을 나눈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 직후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구는 A 씨를 구조하는 데 결정적인 이바지를 한 공로로 지난 6일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이 됐다. 이날 백구는 소방교 계급장을 목에 걸고, 새 개집과 케이크, 개 껌 등 선물과 간식을 받았다.
이와 관련,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백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으로 감동을 선사했다"라며 "백구가 보여준 것은 주인에 대한 충심이고, 사랑을 넘어선 인간의 효(孝)와 다를 바 없다"라고 말했다.
백구는 한때 유기견이었다. 지난 2018년 큰 개에게 물려 위험에 처했을 때 A 씨와 그 가족들이 구해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A 씨의 극진한 간호 덕분에 백구는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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