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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그림'으로 34억원 대박…NFT, 예술일까 거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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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능토큰(NFT), 복제 불가능한 증서 부여
전세계 유일무이한 디지털 파일 만들어 희소성 커져
잭 도시, 데미안 허스트 등 유명인사들 참여
'돌멩이 그림' 최저 가격 34억원…"거품일 뿐" 회의론도
전문가 "거품 치부할 순 없지만…단기적 심리 기반한 듯"
"소득 불안정한 젊은 계층, 고위험 자산에 투자 매력 느껴"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이 공개한 '이더락' / 사진=트위터 캡처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이 공개한 '이더락' /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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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돌멩이 그림이 수십억원에 낙찰 됐다고요?"


최근 대체불가능토큰(NFT) 자산인 '이더락(EtherRock)'이 300만달러(약 34억원)에 판매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의 일종으로, 이미지 파일이나 사진 등에 절대 복제할 수 없는 '디지털 증서'를 부여해 전세계에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최근 수많은 예술가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림이나 영상, 사진 등이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NFT 투자자들은 NFT 자산에 나름의 희소성과 수집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양산할 수 있는 간단한 그림 파일이 어떻게 수억원 이상에 이를 수 있냐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회의적 시선도 적지 않다.


한정판 100개 출시된 돌멩이 그림 이더락, 최소 30억원 이상


논란의 중심이 된 '돌멩이 그림' 이더락은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발매한 첫번째 수집형 NFT다. 이더리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더락은 총 100개만 생산됐으며,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그러나 그 외 기능은 아무것도 없다. 이더리움은 이 그림 파일의 가치에 대해 "100개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더락 가격 정보를 알려주는 트위터 계정 '이더락 프라이스'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 이더락 최저 가격은 약 34억원을 돌파했다. / 사진=트위터 캡처

이더락 가격 정보를 알려주는 트위터 계정 '이더락 프라이스'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 이더락 최저 가격은 약 34억원을 돌파했다. /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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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락은 공개와 동시에 수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더락 가격 정보를 알려주는 '이더락 프라이스'에 따르면 가장 낮은 이더락 가격은 총 800 이더리움, 혹은 300만달러(약 34억원)에 이른다.


이더락의 눈부신 성공은 국내·외 NFT '투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 국내 누리꾼은 "그림판으로 대충 그린 듯한 저 돌멩이 그림이 서울 호화 아파트보다 비싸다. 지금 장난하나"라며 "이게 투기 광풍이 아니면 뭐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외에서도 NFT 광풍에 대한 자조 섞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게 현실일 리가 없다", "나는 이더락 대신 '이더보석'을 만들겠다. 그럼 억만장자가 될 수 있지 않겠나" 등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잭 도시부터 데미안 허스트까지…'NFT 광풍'


NFT는 지난 2012년 개발된 기술로 추정된다. 당시 블록체인을 연구하던 일부 개발자들은 대체 불가능한 디지털 증서를 옮기는 방식으로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서도 부동산과 같은 진짜 자산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NFT는 현재 예술품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NFT화할 작품을 고른 뒤 거래소에 작품을 등록하고, 매매가 이뤄지면 자신의 전자지갑에 이더리움 형태로 돈을 받는 방식이다.


지난 2017년 '크립토펑크'가 공개한 가상 캐릭터 NFT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7년 '크립토펑크'가 공개한 가상 캐릭터 NFT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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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17년 '크립토펑크'라는 업체가 세계 최초의 NFT화된 희귀 디지털 예술품을 판매했다. 이후 유명인사들이 하나둘 NFT 판매에 참여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확대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자신의 첫번째 트윗을 찍어 올린 사진이 무려 32억원에 판매됐다.


'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인 영국 컴퓨터공학자 팀 버너스리가 WWW의 소스코드 원본을 NFT로 만들어 경매에 올리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현대미술의 거장인 데미안 허스트, 영국 출신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 또한 NFT 제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국의 현대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판매한 벚꽃 그림 8점. / 사진=데미안 허스트

영국의 현대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판매한 벚꽃 그림 8점. / 사진=데미안 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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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는 국내 미술시장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지난 3월 미술가 마리 킴이 한국 최초로 NFT화된 작품을 6억원에 판매한 뒤로, 국내 미술품 시장에서도 NFT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인사뿐 아니라 무명예술인, 전문 투자자, 일반인 또한 NFT에 참여하고 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보면, 자신이 직접 만든 NFT 이미지를 사고파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술 대중화 기여" vs "열기 식으면 헐값 전락"


'NFT 광풍'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미술품 시장을 대중에게 개방한 혁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또 하나의 거품에 불과하다는 회의론도 있었다.


대학 시절 미술사를 전공했다는 직장인 A(29) 씨는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 내는 게 고가 미술품 옥션이다. 반면 NFT 미술품은 가격대도 다양하고 종류도 많다. 이게 '미술의 대중화'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며 "그림 파일인 것 외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다른 예술품도 똑같지 않나. 오히려 허구한 날 위작 논란에 휩싸이는 전통 예술품보다 NFT가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가치가 불안정할뿐더러 가치를 보장할 수 있는 어떤 수단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원 B(31) 씨는 "NFT에 관심이 생겨서 거래법을 본 적이 있는데, 한 번 그림 파일을 산 뒤 되팔 수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비용을 떠맡을 수밖에 없더라"라며 "NFT가 가치를 가지는 유일한 이유는 희소성 때문인데, 솔직히 거품이 꺼지고 나면 금방 헐값으로 전락할 거라고 본다. 그때까지 처분하지 못한 NFT 파일들은 어쩔 텐가"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별다른 자산 축적 선택권이 없는 계층일수록 NFT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 투자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NFT 등 가상자산은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일자리 시장 냉각 등으로 인해 소득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며 "이들도 가상자산의 가치가 뚜렷이 매겨지기 힘들고, 고위험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NFT를 단순히 거품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희소성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고, 또 현재 NFT 시장은 시장 원리보다는 단기적인 심리 상태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NFT에 투자하는) 이들 또한 나름의 이유가 있어 NFT를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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