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 그들은 왜 그렇게 뻔뻔한가 [한승곤의 사건수첩]
강윤성 등 강력범죄자 인면수심 태도
정남규 "천 명 죽일 수도 있었는데…"
유영철 "부유층들 각성하고 여자들이 함부로 몸 놀리지 않았으면"
강호순, 억울한 수감 생활 주장…전문가 "일종의 자기 과시…반성하는 태도 아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 사진은 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 출석 후 나오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취재진 앞에서 내뱉은 말이다.
유족에게 사과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인면수심의 모습을 보인 것은 강윤성뿐만 아니다.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 잔혹한 범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에이 끝났네. 천 명 죽일 수도 있었는데…"
2004년부터 2년간 서울을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범 정남규는 주택 옥상에서 잠복 중인 형사들에게 붙잡히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윤성과 마찬가지로 반성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이후 사망자 13명, 중상자 20명의 총 24건의 사건에 대해 자백했다.
"부유층들이 각성하고 여자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지 않았으면 한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서울 일대에서 노인과 여성을 노려 21명을 살해한 유영철이, 2004년 7월 체포 이후 취재진 앞에서 꺼낸 말이다. 끔찍하게 살해당한 피해자들에게 마치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말해, 당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외부에 편지를 보내 구치소에서 억울하게 징벌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강호순 주장에 지난달 26일 법무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강 씨가 규율 위반으로 금치(독거실에 수용하고 접견·서신 등 처우를 일시 제한하는 조치) 20일 처분을 받은 것은 맞으나, 무고와는 무관한 일로 받은 것"이라며 "금치 처분도 2개월간 집행을 유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호순 역시 앞서 살펴본 범죄자들과 같이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2005년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한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8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2009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 "과시형 범죄자들이 그런 경우가 많아", "철저한 자기 과시"
강윤성 등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두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회를 향한 분노나 피해자 탓을 한다. 자신도 일종의 피해자라는 억지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나 반성이 아닌 여전히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우리나라에 사형 제도가 유명무실한데, 저런 흉악범들은 좀 사형을 해도 되지 않나"라면서 "인권도 중요하지만, 범죄자 인권에 대해는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 박 모씨는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 안하는 모습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강한 처벌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범죄자들의 이 같은 모습은 일종의 자기 과시, 허세라고 분석했다. 프로파일러 출신의 범죄심리전문가 배상훈 씨는 지난달 31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강윤성의 행동에 대해 "허세의 의미가 크다. 왜냐하면 지금 본인도 잘 알 거다. 지금 교도소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기 힘든다는 걸. 교도소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 범털(힘 있는 수용자를 뜻하는 은어)처럼 보여야 하니까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강윤성이 영장실질심사 종료 후 취재진에 "반성 안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반성 전혀 안 하지. 사회가 X같아서 그러는 것"이라고 욕설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과시형 범죄자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 연쇄 살인범, 연쇄 강간범들이 자기 과시를 위해 그런 표현을 많이 하는데 이 경우는 좀 특이하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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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강호순의 행동에 대해 "교도소 안에서 지루할 수 있고 또 그냥 재미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면서 "반성을 하느냐 관점에서 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철저한 자기 과시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행동을 하면서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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