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유시민 엮기 공작 실패하자 청부고발 공작"… "윤 전 총장 부인도 공모"
한동훈 "수사·감찰자료 페북 공개, 명백한 공무상비밀누설"… "법적조치 검토할 것"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뉴스버스가 보도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청부고발' 의혹을 둘러싸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검사장 사이에 3일 공방이 벌어졌다.
추 전 장관이 이번 의혹에 한 검사장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보고서 등 사진을 올리자,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공작을 주도했던 추 전 장관이 또 다시 스토킹하듯이 허위사실로 자신을 엮으려 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이 페북에 올린 자료들은 아직 수사나 감찰이 진행 중인 사건의 증거자료들로 이를 유출한 것은 명백한 공무상 비밀누설 행위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윤석열·김건희·한동훈 공모"… "공수처 즉시 수사 나서야"
먼저 포문을 연 건 추 전 장관이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4장의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을 통해 한 검사장이 이번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뉴스버스가 청부고발이 이뤄진 날짜로 특정한 지난해 4월 3일 하루 전날인 지난해 4월 2일이 채널A 기자의 협박 사건 보도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에 진상 확인 지시를 내린 날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해 3월 31일 MBC의 '검언유착' 보도가 있었고 바로 다음날인 4월 1일 윤 전 총장과 한 검사장 사이에 12회, 이번 청부고발 의혹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권순정 당시 대검 대변인, 한 검사장 사이에 45회의 단체카톡방 대화가 오갔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다음날인 지난해 4월 2일 윤 전 총장과 한 검사장 사이에 17차례의 전화통화가 있었고, 위 세 사람 사이에 단체카톡방 대화가 30회 오갔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청부고발이 이뤄지기 직전 이들 사이에 이처럼 여러 차례의 전화통화나 카카오톡 대화가 오갔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며 "만약 청부고발과 연관됐다면 한동훈이 필사적으로 핸드폰 비번 제공을 거부하고 압수수색 저지를 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또 자신이 일부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올린 '채널A 진상조사보고서'에 한 검사장이 범정(대검 범죄정책기획관실. 현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이용한 범행모의를 한 것으로 짐작할 만한 한 검사장의 발언이 자세히 드러나 있다며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의 대화 녹취록 일부를 올렸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과 한 검사장이 이번 청부고발 공작을 함께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비추어보면 윤석열 지휘 아래에 한동훈이 범정(수사정보정책관실)을 이용하여 1차로 '유시민 엮기 공작'을 벌였으나 제보자X의 제보로 탄로가 나자 다시 범정(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을 이용해 4월 3일, 2차 '청부고발 공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부부와 한동훈 등은 모의 기획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 흔적이 뚜렷이 보이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까지 이번 청부고발 공작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추 전 장관은 그 근거로 김씨와 한 검사장 사이에 오간 전화통화와 카카오톡 대화 횟수를 제시했다.
그는 "윤석열에 대한 '징계결정문'에 따르면 한동훈과 김건희와의 통화가 이 무렵 전후로 4개월 동안 9차례, 윤석열 총장과는 397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3개월간 한동훈은 김건희와는 332회, 윤석열 총장과는 2330회의 카톡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 전 장관은 대검 감찰부의 조속한 증거 확보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왜 지방 근무 중인 부하가 상관과 한 달 평균 100회의 통화를, 부인과도 수백회 문자를 주고받았는지 이 사건들의 모의와 연관성이 명명백백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대검 감찰부는 즉시 증거확보에 나서고 공수처는 증거인멸이 완료되기 전에 수사에 나서기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총장과의 통화는 직책상 업무의 일환"… "추 전 장관 공무상비밀누설·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법적 조치 검토할 것"
추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올리자 몇 시간 뒤 한 검사장은 '추미애 전 장관 9.3. 페북글 관련 한동훈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추 전 장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한 검사장은 입장문에서 추 전 장관을 '검언유착 공작'의 주도자로 지목하며 공작이 처참하게 실패하자 또 다시 망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추미애 전 장관 등이 주도한 소위 '검언유착 공작'은 기자들 모두 전부 무죄, 수사팀장 독직폭행 유죄, 허위사실유포 최강욱, 유시민 등 기소, 저에 대해서는 수사팀 9회 무혐의 결론 상태"라며 "추미애씨가 자신의 '권언유착 공작의 처참한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아직도 저런 망상을 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이 페이스북 글에서 주장한 자신의 연루 가능성도 전혀 근거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추미애씨가 페북글에서 마치 제가 한 말이거나 제 말의 녹음이 있는 것처럼 오해되도록 왜곡하여 주장했는데, 저는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만약 제가 한 말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면 추미애씨가 직접 골라 구성한 수사팀이 9번이나 무혐의 결재를 올리고, 법원이 기자들 모두에게 전부무죄를 선고했겠습니까.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범죄다"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청부고발' 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저는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고발장 관련 이슈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한다"며 "시기적으로도 제가 부산고검에 근무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추미애 전 장관이 말하는 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만한 어떠한 희미한 단서도 없고 해당 언론조차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 않다"며 "제가 친분이 있는 동료들과 사적인 카톡 대화를 한 것이 어떻게 저를 어거지로나마 엮어 넣을 근거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 검사장은 윤 전 총장과 통화가 많았던 것은 자신의 직책상 당연한 것이었고, 부인 김씨와의 통화는 윤 전 총장과 연락이 닿지 않을 때 통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당시 수행한 조국 사건 공판, 전직 대통령 두 분 공판, 법원관련 사건 공판, 삼성 사건 공판 등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중요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검찰총장에게 수시로 상황보고를 계속하는 것은 저의 당연한 업무였다"며 "제가 왜 이런 것까지 설명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만, 총장 배우자와의 연락은 총장과 연락이 잘 안될 때 등에 이루어졌던 것이고, 추미애씨가 말하는 카톡 회수는 한줄, 한줄을 한건, 한건으로 계산한 것이므로 실제 대화의 수를 과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이 이날 페이스북에 사진으로 올린 자료들이 유출해선 안 될 수사·감찰자료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미애 전 장관은 이번 페북글에서 법무장관 재직시 알게 된 공무상비밀을 자기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불법 누설했다"며 "명백한 공무상비밀누설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미애씨가 페북에 첨부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 자료는 아직 수사 중인 수사자료, 감찰자료로서 절대 유출하면 안되는 공무상비밀"이라며 "당시 업무 책임자였던 추미애씨 뿐 아니라 이러한 자료를 제공한 공직자 등도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한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비밀준수의무위반 범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이 자신의 전화통화 횟수와 카카오톡 대화 횟수 등을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도 문제 삼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미애씨가 이 내용을 페북에 유출한 것도 공무상비밀누설죄,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에 해당한다"며 "추미애씨가 깃털만큼의 근거도 없이 또다시 '스토킹하듯이' 허위사실로 어떻게든 저를 엮어보려 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했다.
이어 "추미애 전 장관 잘못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추미애씨는 공무상비밀누설죄,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 처벌을 면해보려고 '방금' 페북글에서 해당 첨부자료 사진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보이나, 이미 저질러진 범죄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추 전 장관은 애초 올렸던 4장의 사진 중 2장을 삭제한 상태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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