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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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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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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준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이번주부터 대학 가을학기가 시작된다. 나는 첫 주 재무관리 수업 시간에 경영자가 추구해야할 기업경영의 목표로서 기업가치 극대화를 항상 언급한다. 기업가치 극대화는 곧 시장에서 평가한 기업 자산가치의 극대화를 의미하며 이는 주주가치의 극대화와 궤를 같이 한다. 주주가치 극대화는 주주자본주의에 기초하고 있는데, 최근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대안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경영자의 의사결정 기준을 주가 극대화에 맞추면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해 기업의 장기 가치를 해칠 수 있다는 주장부터 기업의 이윤 추구 과정에서 종업원이나 협력업체, 사회의 이해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 등 다양하다. 반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서는 경영자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이익을 추구하면서 기업 내·외부 환경과의 공존을 목표로 한다.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완전히 다른 개념일까? 나는 학생들에게 발달한 자본시장에서는 이 둘이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일부에서는 주가란 당장의 기업성과에 휘둘리기 쉬운 단기 지표라고 하지만 주가는 단기적인 개념이 결코 아니다. 예컨대 성장가능성은 높으나 당장은 이익을 내지 않는 기업의 주가가 높은 경우가 종종 관찰된다. 즉 주가는 먼 미래의 기업 성과까지 염두한 장기적인 가치평가의 산물이다. 게다가 시장의 가치평가에는 매출과 비용뿐만 아니라 위험이나 기업의 평판도 등 다양한 정보가 반영된다. 기업이 이해관계자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기업 평판에 영향을 끼쳐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주식시장이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주주가치 극대화는 이해관계자의 요구와 상충하지 않으며,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서로 수렴하게 된다.

특히 이를 가능케 하는 최근의 경향으로 정보기술 발달 및 시민의식의 성숙,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대두되고 있다. 기업이 종업원이나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곧바로 주가에 반영돼 주주가치를 훼손하게 된다. 수년 전 국내 한 항공사 고위임원의 종업원에 대한 갑질이나 국내 한 음식료업체의 대리점에 대한 갑질이 대표적이다. 이 소식은 사건 발생 즉시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됐고 큰 폭의 주가하락을 초래했다.


다음으로 ESG투자의 대두이다. 미국 지속가능책임투자포럼(US SIF)에 따르면 2010년 3조달러 규모였던 미국 내 ESG투자는 2020년 12조달러로 10년만에 네 배 가량 증가했다. 또 현재 미국 내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투자자산의 3분의 1가량이 ESG투자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 ESG투자의 특징은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무적 성과도 함께 내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ESG투자의 확대는 주주가치와 이해관계자 가치를 더욱 밀접하게 만든다.


이제는 더 이상 이해관계자에 대한 배려 없이 주주가치 극대화는 달성하기 어렵다. 얼마전 다논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에마뉴엘 파베르의 사례처럼 경제적 가치를 도외시한 상황에서 사회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행동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 이런 추세는 기술이 발달하고 시민의식이 성숙되며 자본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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