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책임 강화하는 개정안 국회 표류
논의 일정 미뤄지며 아직 본회의 오르지도 못해
입법 처리로 머지포인트 피해 최소화 했을 수도

금융 당국 때린 정무위…'머지 포인트' 피해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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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머지포인트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법안들이 여야 정쟁에 가로막혀 소위 상정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규제 대상에는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개한 e커머스 업체도 있었다. 금융당국에 관리·감독 부실을 비판한 국회가 정작 본연의 역할인 민생법안 처리에 소홀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셈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 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추진했다. e커머스 업체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이 단순히 판매를 중개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발뺌할 수 없도록 책임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원인과 피해를 빠르게 파악해야 하고, 입주업체와 함께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가 법안을 추진한 배경에는 온라인 플랫폼 거래에 따라 급증한 소비자 피해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 1만331건에 불과하던 온라인 거래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지난해 말 1만6974건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공정위 산하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는 전자상거래 관련 상담 건수가 14만2327건에서 21만4872건으로 급등했다.


정부와 소비자 단체는 법안 통과가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당시 "플랫폼이 고의나 과실이 있으면 배상하고 없다면 입점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소비자 피해가 한층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도 지난달 열린 국회 공청회 자리에서 "개정안으로 피해 처리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면 (플랫폼 업체가)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됐다면 머지포인트 피해도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판매 중개로 수수료를 챙긴 티몬과 11번가, 위메프 등 e커머스사에 책임 의무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업체는 중개업자인 만큼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에서는 중개업자임을 소비자에 알리면 사실상 소비자 피해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구상권 청구 조항을 둔 업체도 있지만 실행하지 않고 있다. 별다른 피해 조사와 발표 역시 없다.


차일피일 미뤄진 법안처리…"뒷북행정 근절돼야"

그럼에도 국회 정무위에 제출된 관련 법안 대부분이 사실상 표류 상태다. 공정위는 법안 추진 당시 "6월은 돼야 국회에 상정될 것 같다"는 언론의 지적에 "많은 의원이 관심을 보여 이른 시일 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현재 발의된 5개 법안 중 4개는 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만이 지난 6월22일 소위에 상정됐지만 통과까지 갈 길이 멀다.


정무위에서는 여야 견해차로 법안처리 일정이 미뤄지는 사태가 반복돼왔다. 3~4월에는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만 시선이 쏠렸다. 권익위원회가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파행을 거듭했다. 5~6월부터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와 금융위, 한국은행이 충돌을 빚었다. 머지 사태를 두고 금융위원회에 비판을 쏟아낸 정무위에도 정작 신속한 입법 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거론되는 이유다.


여야는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일제히 금융당국을 성토했다. 김병욱 의원은 "금융당국이 (머지포인트가) 미등록 영업행위이기 때문에 관리·감독할 수 없다는 답변은 국민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강민국 의원 역시 "누적 발행이 1000억 상당의 유사 선불지급 결제 업자를 금융당국이 인지조차 못 하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겠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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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회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태가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뒷북 행정에 따라 생기는 피해가 많았다"며 "피해가 생기기 전에 변화된 환경에 맞춰 입법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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