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기 아파트 매매 3건 중 1건 6억 이상
수도권 무주택자 최후의 보루가 사라진다
"짐 싸서 서울 떠납니다.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기대하는 건 희망고문일 뿐이네요. 이제는 전셋값조차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신혼부부 A씨)
치솟는 집값에 잇따르는 ‘탈(脫)서울’ 행렬이 경기도 일대의 집값 도미노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값싼 집을 사려는 수요가 이어지며 경기도의 올해 집값 누적 상승률은 10%를 훌쩍 넘어섰다. 가격 상승으로 경기도에서도 6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경기도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10.08%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상승률 5.49%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경기도 주택가격은 7월에만 1.52% 뛰었다. 2008년 4월(1.59%)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경기도 집값의 폭발적 오름세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돼버린 서울 집값·전셋값과 무관치 않다. 서울에서 60㎡(전용면적) 이하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려 해도 평균 8억957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경기도로 실수요자가 이탈하면서 집값의 연쇄 상승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서울을 떠난 순 이동자는 5만24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11명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반면 경기도로 들어온 순이동자는 9만9617명으로, 이 중 약 75%인 6만6827명이 서울에서 진입했다.
문제는 경기도마저 집값이 무섭게 오르면서 자금이 부족한 수도권 무주택자의 출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시아경제 분석 결과 경기도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6억원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4월 18.55%에서 5월 23.13%, 6월 27.77%, 7월 31.34%로 급증했다. 3건 중 1건은 6억원 이상 거래인 셈이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청약 당첨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신혼부부 등이 서울살이를 포기하고 경기로 넘어오고 있다"며 "최근 대출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올해만 1억원 넘게 오른 단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6억4800만원에 거래된 동탄파크푸르지오 74㎡의 경우 지난 12일 7억원에 손바뀜됐다. 한 달도 안돼 실거래가가 5200만원 오른 것이다.
경기도 집값 상승세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뿐 아니라 외곽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경제만랩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올해 7월까지 3.3㎡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동두천(35.4%)이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주택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상승하자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만큼, 경기도 외곽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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