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한잔, 이왕이면 고급스럽게
2000명 중 83% '홈술'
100만원 이상 고가 선호
와인과 위스키 매출 418% 증가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유흥시장 침체와 수입맥주 대신 국산 수제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꾸준히 감소했던 수입 주류 시장이 올해 들어 다시 성장세로 전환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가 와인, 위스키 등의 소비가 증가한 결과다.
올해 수입 주류 26.2%↑
1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7월 주류 수입액은 7억997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주종별로 보면 와인 수입액이 3억25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1.2%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입액(3억3001만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원산지별로 보면 프랑스가 1억141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5443만달러), 칠레(4602만달러), 스페인(2479만달러), 호주(1972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위스키 수입도 늘었다. 위스키 수입액은 9254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48.8% 증가했다. 원산지로 보면 영국이 8343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90%에 달한다.
주류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외부 술 자리가 줄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면서 와인과 위스키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리서치플랫폼 ‘라임’을 통해 공개한 성인 남녀 2000명 대상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83.6%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주로 술을 마셨던 장소가 집(40.2%), 술집(31.0%), 식당(23.9%) 등이라고 답했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들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주종별로 보면 와인(100.0%), 국산맥주(54.7%), 양주(53.5%) 등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술 시장도 "비쌀수록 팔린다"
수입 주류 시장서도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다. 현대백화점 에서는 올해 100만원 이상의 고가 와인, 위스키 제품 매출은 지난해 대비 418% 신장했다. 특히 ‘그랑 크뤼’ 1등급 프리미엄 와인 가운데서도 최고급으로 손꼽히는 샤또 페트뤼스 와인의 판매가 5배 이상 증가했다. 1병당 700만원 이상에 판매되는 와인이다. 지난 6월 신세계 백화점 전 점에서 선보인 ‘와인결산전’에서는 전년 행사대비 객단가가 30% 증가했다. 보르도 그랑크뤼, 보르고뉴 등 프랑스 대표 2대 프리미엄 와인이 인기를 얻었다. 320만원 상당의 샤또 라뚜르도 판매됐다. 위스키 중에서도 일본위스키 경우 재고가 넉넉치 않은 상황이지만 입고되면 바로 완판되는 수준이다. 히비키 21년(79만원), 야마자키 18년 (85만원)등이 인기다.
마트와 편의점에서도 고가 와인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50만원 이상의 주류 매출이 전년대비 90% 증가했다. 편의점 CU에서 최근 1년간 모바일 예약구매(CU와인샵)을 통해 로마네 생 비방(420만원), 샤또 무똥 로칠드(161만원), 샤또 라뚜르(150만원) 등의 고가 제품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CU는 하반기에 업계 최초로 와인 큐레이션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올해 위스키 매출이 전년대비 2배(104.5%)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늘어나는 위스키 수요를 겨냥해 세븐앱 ‘주류 예약 주문 서비스’를 통해 그 동안 편의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고급 위스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업계 단독으로 론칭한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1824 마스터즈 시리즈’ 가운데 42만원 상당의 맥캘란 레어 캐스크보다 180만원 상당의 맥캘란 리플렉션 제품의 판매량이 더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와인, 위스키 애호가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출국을 못하면서 현지에서 사올 수 있었던 와인들의 수요가 국내로 돌아오며 고가 수입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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