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모트 전이 반도체 확률적 거동 이용한 진성 난수 생성기 개발 성공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화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반도체칩 형태로 제작해 기존 기기에 얼마든지 장착할 수 있는 데다 속도가 빠른데다 낮은 전력을 사용하고 고온에서도 작동 가능해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경민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모트 전이 반도체의 확률적 거동을 이용한 진성 난수(True Random Number) 생성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자기기들이 초연결되는 메타버스 시대에는 전자기기 간에 대량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오가게 되는데, 이때 더욱 고도화된 데이터의 보안과 암호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난수는 소프트웨어로 생성되고 있는데, 이렇게 생성된 일반적인 난수는 소프트웨어의 해독을 통해 쉽게 예측할 수 있어 해킹이 가능하다. 특히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해킹이 불가능한 '진성 난수'를 추출하기 위해 모트 전이 소재에 주목했다. 모트 전이 소재는 특정 온도에서 전기전도도가 부도체에서 도체로 전이하는 소재로, 이 소재에 전류를 흘려주어 가열하면 부도체 상태와 도체 상태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상태의 진동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음이 잘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소재의 가열과 냉각이 반복될 때 열의 생성과 발산이 예측 불가능함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모트 전이 소재에서의 예측 불가능한 특성을 진성 난수로 변환해주는 프로토타입의 진성 난수 생성기를 설계 및 제작해 진성 난수를 성공적으로 수집했다. 이 생성기는 기존 기술에 비해 2.5배 이상 빠른데다 1800분의1 수준의 에너지 만으로도 작동하며, 300K의 고온에서도 정상적으로 가동한다.
김광민 KAIST 신소재공학과 석사과정은 "25 마이크로초(μs) 마다 5.22 나노줄(nJ)의 에너지로 1개의 난수를 생성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 기술에 대비 최소 2.5배 이상 빠르고, 1,800분의 1 수준의 에너지로 저전력 동작이 가능하다"며 "저항 변화 메모리의 셀렉터 등 제한된 분야에서만 사용되던 모트 전이 소재를 진성 난수 생성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로 새로운 하드웨어 보안용 소재 개발 분야를 개척한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생성기는 반도체 칩의 형태로 제작해 기존 전자기기와 호환할 수 있으며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보안을 위한 암호화 하드웨어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5월1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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