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비 낙폭 커
물가 상승 및 델타 변이 확산에 소비 둔화 조짐
미 증시도 하락 출발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하락하면서 하반기 소비 둔화가 우려가 부상했다.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7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0.3%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에 비해 감소 폭이 더 컸다. 전달 증가율은 기존 0.6%에서 0.7%로 상향 조정됐다.
자동차, 의류, 스포츠 용품, 가구 등 대다수의 분야에서 소비가 감소했다.
휘발유, 음식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역시 시장 예상치 0.1% 증가를 크게 밑돈 결과였다.
6월 근원 소매 판매도 당초 1.3% 증가에서 1.6% 증가로 수정됐다.
소매판매 감소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제 활동 감소 예상과 맞물리고 있다. 물가가 크게 치솟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들이 서비스업에 대한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파악했다. 델타 변이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여행 및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수요를 제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자동차 구매 감소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소매 판매가 급격히 하락했다고 파악했다.
소비 부진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 대학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소비 심리 악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만큼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푸자 시람 바클레이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지원책이 줄어들면서 서비스 지출 증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이 소비자 지출이 연율 기준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2분기의 11.8%에 비해 급격히 둔화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건축 자재 유통업체 홈 디포의 실적도 소비자들의 구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홈디포의 2분기 실적은 월가 기대치에 미달했고 주가는 4.4%급락했다. 식품판매가 많은 월마트의 경우 예상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소매판매 부진 소식이 경기 하락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에 미 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45분 현재 다우지수는 0.7%, S&P500 지수는 0.5%, 나스닥 지수는 0.6% 하락 출발했다.
미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해 1.255%에 형성되고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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