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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글로벌 OTT 계약, 소탐대실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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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전액 지원받고 일수 수익 추가로 받는 기존 모델 한계 있어
"독점화 고착되면 국내 플랫폼 기업 소멸, 콘텐츠 산업 또한 위축"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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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11월 중순 한국에 상륙한다. 이미 도움닫기는 시작됐다. 상반기 국내 인터넷TV(IPTV) 3사에 제공하던 VOD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등을 만든 스튜디오앤뉴의 모회사 NEW와 5년간 콘텐츠 공급 계약도 맺었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로 '그리드'와 '무빙'도 제작한다.


OTT 시장 점유율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웨이브, 왓챠 모두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제작을 늘리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도 예고한 상태다.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해 마켓쉐어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제작업계는 일거리가 늘어난 상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한 제작자는 "다시는 글로벌 OTT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지 않겠다"라고 했다. 지식재산권(IP)이 제작사가 아닌 OTT에 귀속된다는 이유였다. "어느 정도의 수익만 보장할 뿐 모든 IP를 포기해야 한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받는 식이다. 좋은 성과를 끌어내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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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업계가 글로벌 OTT의 콘텐츠 생산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전부터 있었다. 대다수 계약이 제작원가 회수와 10% 안팎의 수익 배분에 맞춰진 까닭이다. 방영권, 리메이크 판권 등을 통한 추가 수익은 기대할 수 없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해외 진출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OTT가 IP를 독점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중소제작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제작사가 같은 처지"라고 지적했다.


독점적 지위를 누린 건 과거 방송사들도 매한가지였다. 제작사들은 조금씩 목소리를 내며 IP를 확보해갔다. 그러나 OTT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 많은 권리를 넘겨주며 후퇴하는 형국이다. 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태생적 한계와 관련이 있다. 제작사는 내수 시장만으로 높은 제작비를 충당할 수 없다. 해외판권 등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 그 대상은 과거 일본이나 중국이었으나 지금은 글로벌 OTT다. 오승준 키이스트 본부장은 "우리도 꽤 규모가 있는 제작사지만, 머니 게임에서는 OTT에 뒤질 수밖에 없다"라며 "콘텐츠가 흥행하면 최소한 다음 작품을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의 보답은 받아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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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약에서는 근래 콘텐츠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사업 다각화도 고려돼야 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6월 자체 기획상품을 판매하는 '넷플릭스 숍'을 론칭했다. 아직 미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나 수개월 안에 다른 나라에서도 서비스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게임 사업 진출도 공식화했다. 시간 점유 경쟁의 범위를 영상 콘텐츠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전환할 조짐이다.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가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진다고 가정해보자. 계약 내용이 여타 콘텐츠와 다르지 않다면 제작사 비단길은 한 푼도 챙길 수 없다. 놀이공원, 만화, 의류, 캐릭터 등으로 사업이 확장돼도 다르지 않다. 복수 제작 관계자들은 "계약에서 콘텐츠의 고부가가치까지 고려해 위탁생산으로 전락할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디즈니+의 가세로 지금 같은 글로벌 OTT의 독점화가 고착된다면 국내 플랫폼 기업은 소멸하고 콘텐츠 산업 또한 위축된다."


드라마 '지리산' 스틸 컷

드라마 '지리산'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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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할 조짐은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를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신작 '지리산'을 시작으로 자체 IP 콘텐츠 생산에 착수한다. 이들은 이미 국내 방영권과 해외 판권만으로 '지리산'의 제작비를 회수했다. 올해 OTT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 스튜디오앤뉴도 '마녀2' 등의 IP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한다. 제작비 전액을 지원받고 일수 수익을 추가로 받는 기존 모델에서 분명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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