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아프가니스탄 전역 장악을 목전에 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향후 권력을 쥐더라도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주요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 및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성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입장은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 여성 인권이 제약되고 비인도적인 처우를 받을 것이라는 아프간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현지 여성들은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인권 암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탈레반은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으며 특히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활동, 외출, 교육 등에도 제약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낸시 펠로시(민주) 미국 하원의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이 탈레반의 비인도적인 처우에 놓이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한 아프간에서의 어떤 정치적 합의도 여성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야 한다"면서 "아프간 여성과 소녀의 운명은 아프간 미래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온라인상에서는 카불에서 여성이 등장한 사진을 페인트칠로 덮는 사진이 올라와 우려를 자아냈다.
아프간 톨로뉴스 로트풀라 나자피자다 대표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보면 한 뷰티살롱 외벽에 부착된 여성모델 광고사진을 흰색 페인트로 덧칠하는 모습이 담겼다.
나자피자다 대표가 사진과 함께 '카불'이라고만 남겨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인지, 언제 촬영했는지 등은 불분명하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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