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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그림의떡"…빌라로 옮겨붙은 서울 2030 매수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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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서울 연립주택 매맷값 3억3220만원…전년比 11% 상승
자금력 부족하고 청약 가능성 낮은 2030 수요 몰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 임대차법 촉발한 전세난이 불붙여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일대 전경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일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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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A씨는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려던 단꿈을 버렸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서울 외곽의 소형 아파트조차 매매가가 7억원이 넘어가는 현실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A씨는 "새벽에 출근하는 직업 특성상 경기도에 사는 것은 불가능해 신축 빌라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매수 열기가 비(非)아파트로 옮겨 붙으면서 서울 지역 연립주택의 평균 매매가격도 1년 만에 11% 이상 급등했다. 특히 청약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2030세대의 수요가 몰리면서 몇 개월 새 1억원 이상 오른 역세권 신축 빌라도 속출하는 분위기다.

◇서울 빌라 가격마저 1년 만에 11% 상승=15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연립주택 평균매매가격은 3억322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2억9881만원과 비교해 11.17%(3339만원) 올랐다. 빌라로 불리는 연립주택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직전 1년(2019년 7월~2020년 7월)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은 2.74%에 그쳤다.


외면받던 연립주택시장이 뒤흔들린 것은 바로 2030세대의 패닉바잉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4가구 중 1가구는 30대 이하가 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19.5%) 대비 5.1%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아파트 매맷값·전셋값 급등세가 지속되자 자금력이 달리는 2030세대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6월 마포구 서교동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인근 ○○빌라 76㎡(전용면적)는 5억93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9개월 전 실거래가 5억원 대비 93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용산구 청파동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인근 △△빌라 30㎡의 경우 지난달 7억63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9월 6억원 대비 1억6300만원 뛴 시세다.

"아파트는 그림의떡"…빌라로 옮겨붙은 서울 2030 매수열기 원본보기 아이콘

◇2030, 넘사벽 된 아파트 대신 빌라로=2030세대의 매수 열기가 비(非)아파트로 확산한 것을 두고 내집 마련을 위한 ‘막다른 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급등하는데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난마저 가중돼가는 게 현실이다. 청약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고 자금도 부족한 이들에게 빌라 매수는 대안 없는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는 3594건을 기록했다. 아파트(3182건) 대비 400건 이상 많다. 실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건수는 더 증가하겠지만 다세대·연립이나 아파트 거래 모두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어서 이런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대 이하의 빌라 매수 비중이 늘며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빌라는 아파트와 비교해 녹지와 놀이터, 주차장 등 인프라가 열악하다. 그럼에도 2030세대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빌라 매수에 뛰어든 것은 내집 마련으로 최소한의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부 정책은 희망고문=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 카드를 꺼내들며 "기다리라"고 한다. 하지만 빌라 매수를 택한 2030세대 대부분은 청약을 포기한 ‘청포족’들이다. 혼인이나 자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3만가구에 이르는 사전청약도 희망고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30세대가 원하는 서울 도심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수급의 불균형은 더 심각하다.


최근 강북권 재개발 해제지역의 신축빌라를 분양 받은 30대 직장인 B씨는 "나처럼 결혼은 안 하고 소득은 꽤 잡히는 대기업 흙수저들에게 청약은 무의미하다"면서 "모은 돈과 청약통장을 깨 10여년 뒤면 아파트가 될지 모를 빌라를 샀다"고 말했다.


◇치솟는 전셋값이 패닉 바잉(공황 매수) 키워= 새 임대차법이 촉발한 전세난은 2030세대의 빌라 매수에 불을 지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483만원으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4억9922만원)보다 1억3562만원 올랐다. 직전 1년(2019년 7월∼2020년 7월)간 상승액 3568만원과 비교하면 3.8배 높은 수준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2030세대는 대출규제 등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에 한계가 있고 청약 가점이 낮다보니 청약으로 아파트를 노리기 어렵다"면서 "신축빌라와 함께 최근 정부에서 활성화 중인 재개발을 기대하고 노후 지역의 빌라를 매수해 향후 아파트 입주를 노리는 수요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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