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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전쟁? 지구 살리는 '수소전쟁' 벌어진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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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각국, 수소 확보 위한 연구 개발 및 인프라 조성 치열

자료사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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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석유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탄소 중립 시대에는 틀린 말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가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가 석유에서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석유를 대체할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인 수소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연구 개발 및 기반 확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수소 수입 등 구체적인 수소 확보 계획을 마련 중이죠. 과거 중동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석유 전쟁'이 미래에는 수소 전쟁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수소 확보를 위한 노력들을 알아 보죠.


◇ 왜 수소인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전 세계 수소 소비량은 연 7500만t으로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에서 90%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소는 현재로선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을 분해해서 생산하는데, 이런 방식으론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해 '그린 에너지'로 부르기 힘듭니다. 사용 과정에서도 현재 기술로는 연소 과정에서 온도가 너무 높아 질소산화물이 발생하는 데다 수소연료전지는 효율이 낮아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중 하나인 수소는 일단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연료입니다. 천연가스, 석탄, 석유,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자원에서 생산돼 석유화학산업 공급원료 또는 이산화탄소와 결합시켜 발전 및 수송용 합성 연료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선 '해외 수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호주 같은 사막이 많은 국가에서 풍부한 일조량을 이용해 태양광 전력을 생산한 후 이를 활용해 청정 수소를 만들고, 암모니아 등 안정성이 높은 물질로 전환해 우리나라처럼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부족한 국가로 이송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석유 수송로보다 수소 수송로를 둘러 싼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상상도 가능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세계 탄소 수요량이 5억3000만t으로 늘어나 최종 에너지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중 50%는 철강 및 석유화학, 수송 부문에서 활용되고 나머지 30%는 합성 연료 생산, 17%는 재생에너지 보완 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2050년까지는 선박 연료의 45%를 수소를 전환한 그린 암모니아로 대체되고, 석탄발전소도 수소를 섞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하는 쪽으로 기술적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소충전소.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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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 '수소 전쟁' 준비 나서

최근 몇년새 세계 주요 국가들이 수소 확보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기술 개발 및 산업 활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7월 2024년까지 6GW급 수전해시설로부터 100만t, 2030년까지 40GW급 수전해시설을 세워 1000만t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수소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EU 집행위는 2050년까지 1800억~4700억 유로 규모를 수소 전략이 투자할 예정이며, 특히 대규모 수소 파이프라인 구축을 목표로 '유럽 청정 수소 동맹(European Clean HYdrogen Alliance)' 창설을 발표했습니다.


유럽 중에서 특히 독일이 적극적입니다. 독일은 지난해 6월 국가수소전략을 발표해 2030년까지 14TWh 규모의 그린 수소 생산을 목표로 정하고 38개의 세부 이행계획을 세워 적극 추진 중입니다. 프랑스도 2018년 6월 1억 유로 규모의 '수소 연료 발전 계획'을 발표했고, 2019년 의회 에너지법 발효, 2020년 9월 국가 청정 수소 개발 전략 등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지난해엔 2023년까지 34억 유로, 2030년까지 72억 유로를 수소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죠. 최근엔 환경부ㆍ경제부ㆍ산업부가 참여하는 수소위원회를 만들었고, 지난 2월 수소 철도 프로젝트에 300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수소트럭.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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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지난해 국가장기전력시나리오를 통해 2050년까지 그린수소 및 기타 수소 설비 용량을 740만t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올해 확정된 그린수소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방안(UKHFCA)에서는 20222년부터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 25TWh를 수소 및 전기 대체하기로 했죠. 일본도 2016년 수소ㆍ연료전지 로드맵, 2017년 수소기본전략, 2018년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해 수소 활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2019년에는 수소ㆍ연료전지 로드맵을 개정해 2030년까지 연간 30만t의 수소를 공급하고 가격도 1kg당 3달러까지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수전해 기술을 적극 개발해 2030년까지 kW당 5만엔 수준으로 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도 세웠죠

미국은 지난해 11월 에너지부 주관으로 수소 프로그램을 발표해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합하는 한편 단계별 전략과 벨류체인별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그린 수소 생산 등에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했고, 지난 3월엔 수소 저장기술 등의 파일럿 프로젝트에 150억 달러의 투자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도 '국가수소전략'을 발표해 2030년까지 수소 가격을 kg당 2~3달러로 낮춰 대중화시키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기술 상용화 수소 허브 구축, 시장 장벽 제거, 가격경쟁력 확보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죠. 중국도 2019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수소에너지 설비 및 충전소 건설 관련 사항을 보고 안건으로 상정해 정부 차원의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수소 에너지의 비중을 2036~2050년까지 10%대로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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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전세계에서 수소연료전지차가 가장 많이 팔릴 정도로 '수소 경제'에 앞장서고 있는 나라입니다.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고, 2020년 2월 4일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을 제정해 올해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구체적은 계획은 오는 10월 확정될 정부의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함께 자체 생산 및 소비, 해외 수소 도입 전략 등도 확정될 전망입니다.


일각에선 원자력발전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현재 수소 기술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지적하고 있긴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등 195개국이 참여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난화의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는 시간, 즉 산업화 이후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내로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딱 20년 남았다고 경고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발전, 산업, 수송 부문 부터 수소 제품 보급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때입니다. 그린수소 생산 및 확보 방안, 국제 협력과 인프라 구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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