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글 남성 "친구들 페미니까 물든 것… 친구들 보면 숏컷 한 친구도 있고"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평소 '젠더갈등' 이슈에 목소리를 내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안산 선수를 둘러싼 논란을 놓고 다투다 헤어졌다는 한 커플의 사연을 공유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남(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랑 헤어짐"이라고 올린 사연을 특별한 설명 없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남자친구는 "(안산 선수가) 금메달 딴 건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대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에 여자친구는 "오빠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몰랐다"며 "오빠 설마 남초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거 아니야?"라고 묻는다. 남자친구가 "'이런 생각'이 뭐냐"고 되묻자, 여자친구는 "시대에 뒤처지는, 대박, 뭔가 정떨어진다"고 답했다.
이후 남자친구가 "자기야말로 페미(페미니스트) 활동을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하자, 여자친구는 "페미가 뭔데?"라고 반문한 뒤 "웅앵웅을 말하는 게 페미인가? 나 오빠랑 카카오톡으로 대화할 때 '웅앵웅', '오조오억' 같은 말을 엄청나게 많이 썼는데. 그런 게 페미라면 난 페미야"라고 했다.
이에 대해 남자친구는 "네가 페미라는 게 아니다. 네 주변 친구들이 페미니까 그냥 물든 거다"라면서 "네 친구들을 보면 숏컷을 한 친구도 있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그런 걸 올리는 친구도 많다"고 설명했다.
여자친구는 해당 내용의 카톡 대화를 소개한 뒤 "남자친구와 결국 헤어졌다"며 "저런 한남이랑 3개월이나 만났다니 시간이 아깝다"고 적었다.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이 지난달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을 마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안산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언론의 주목을 받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때 아닌 페미니즘 논란이 일었다. 안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이른바 '숏커트'이고, 그가 과거 '남성 혐오'로 읽힐 수 있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논란은 온라인상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과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의당 측은 "'남혐'으로 지목된 단어를 사용한 것이 문제라며 사이버 폭력의 책임을 안산 선수에게 돌리는 발언까지 했다"며 양 대변인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남근의 힘?"이라면서 "공당의 대변인이 여성혐오의 폭력을 저지른 이들을 옹호하고 변명하고 나서는 황당한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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