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및 달러 강세
테이퍼링 더해지면 미국으로의 자금 복귀 본격화 가능성
2013년 긴축 발작 이상의 영향 우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상원이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자본시장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맞물릴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각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상원은 10일(현지시간) 여야 초당파 의원이 마련한 1조달러 인프라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9명, 반대 30명으로 통과시켰다. 예산안은 하원 통과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휴가를 즐기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표결 처리 후 백악관으로 돌아와 연설하며 "우리는 미국을 변화시킬 10년간의 인프라 투자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반겼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인프라 투자 법안이 강력하고 구조적으로 건전한 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프라 투자법안은 향후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미 의회 예산국(CBO)은 이번 인프라 투자법안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2560억달러 규모의 재정 적자가 추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미 정부는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인적 인프라 투자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민주당은 예산조정권을 활용해 상원에서 공화당의 저지를 돌파하고 하원에서 두 법안을 함께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가 93.14를 기록해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톰 나카무라 AG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미국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 부양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인 것도 달러 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349%까지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상승, 고용회복에 인프라 투자까지 본격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서두를 가능성도 더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드 모야 오난다 선임 시장 분석가는 "제롬 파월 Fed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 필요성을 시사하고 9월 FOMC 회의에서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분명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루 전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조기 테이퍼링을 요구한 바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현상에 테이퍼링까지 추진되면 신흥국 자본시장의 자금 유출을 불러올 가능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날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금리를 찾아 신흥국으로 몰렸던 투자금이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2013년 발생한 신흥국 자본시장의 긴축 발작이 재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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