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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남성' 이모지 등장에…"말도 안 돼" vs "성소수자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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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남성 이모지 화제…누리꾼 "당황" vs "다양성 존중" 갑론을박
전 세계 사용자 83% "다양한 이모지 더 많이 필요"
전문가 "다양한 정체성 사회 여러 분야서 가시화돼야"

지난 17일 공개된 유니코드 컨소시엄의 '이모지 14.0' 버전 최종 후보들. '임신한 남성' 이모지가 포함돼 있다. /사진=이모지피디아

지난 17일 공개된 유니코드 컨소시엄의 '이모지 14.0' 버전 최종 후보들. '임신한 남성' 이모지가 포함돼 있다. /사진=이모지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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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내년 스마트폰 대화창에 새롭게 포함될 이모지(그림 문자)의 최종 후보로 '임신한 남성', '임신한 사람' 등이 추가돼 화제다. "남성이 임신을 어떻게 하냐", "말이 안 된다" 등의 반응이 나온 반면, "다향성을 존중하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 이모지는 성소수자의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전문가는 소수자에 대한 오해, 부정적 인식의 개선을 위해선 다양한 정체성이 사회 여러 분야에서 가시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이모지 제작 사이트 '이모지피디아'는 신규 업데이트될 이모지 최종 후보를 공개했다. 이 이모지들은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내년 공개하는 '유니코드 14.0'에 포함될 이모티콘이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은 컴퓨터상의 통일된 문자 코드를 개발·관리하는 비영리 단체로, 이모지 표준화, 출시 등을 담당한다.


이날 공개된 이모지 후보 중에서는 특히 남성이 임신한 모습을 묘사한 이모지가 포함돼 화제를 모았다. '임신한 남성'(Pregnant Man)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이모지는 붉은색 상의에 수염이 있는 남성이 불룩 나온 배 위에 손을 얹은 모양으로, 피부색이 다른 6종으로 구성됐다.


이모지피디아는 이에 대해 "트랜스젠더 남성도 임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제작됐다"라며 "성별의 다양성, 중립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슷한 모양으로 머리 스타일이 다른 초록색 상의를 입고 있는 '임신한 사람'(Pregnant Person)이라는 이름의 이모지는 논바이너리(남자 혹은 여자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구분하지 않는 이들)의 임신 가능성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 밖에도 서로 다른 피부색이 악수하는 15개의 이모티콘과 기존의 성별이 구분된 '공주', '왕자' 이미지를 대체하는 성 중립적 디자인이 포함됐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은 그간 휠체어를 탄 사람, 동성커플, 수염을 기른 여성,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깃발 등 다양한 사람의 모습과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을 추가해왔다. 이모지가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사용자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남-여 커플을 비롯한 동성 커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나타낸 이모지들./사진=이모지피디어

남-여 커플을 비롯한 동성 커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나타낸 이모지들./사진=이모지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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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임신한 남성, 사람 이모지를 본 누리꾼들은 "남성이 어떻게 임신이 가능하냐", "두 눈을 의심했다", "임신은 여성만 하는 거다"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실제로 임신 가능한 남성이 있다면 이런 이모지가 있어도 크게 상관은 없다", "다양성을 존중해줘서 좋다" 등 지지를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 트랜스젠더 남성이 생물학적 임신을 통해 아기를 출산한 사례는 여려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남성인 토마스 비티는 인공수정을 통해 트랜스젠더로써는 최초로 임신, 출산에 성공했다. 비티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지난 2002년 성전환 수술을 했고, 당시 여성의 생식기관을 그대로 둬 임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비티는 아내인 낸시가 자궁적출수술을 받아 임신이 불가능하자, 자신이 직접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첫 딸을 낳고 2009년에는 둘째 아들을, 2010년에는 막내아들까지 낳아 화제를 모았다.


어도비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새롭게 추가된 이모지' 중 사용자들이 가장 열광한 다양성 이모지는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는 사람' '버블티' '턱시도를 입은 사람' 등 순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들은 성별과 문화적 정체성을 폭넓게 포용하는 새로운 이모지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사진=어도비

어도비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새롭게 추가된 이모지' 중 사용자들이 가장 열광한 다양성 이모지는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는 사람' '버블티' '턱시도를 입은 사람' 등 순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들은 성별과 문화적 정체성을 폭넓게 포용하는 새로운 이모지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사진=어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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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사에 따르면, 다양성과 포용을 나타내는 이모지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가 한국, 미국, 영국, 독일 등 7개 국가의 이모지 사용자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83%가 빠른 의사소통과 자신의 개성 및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이모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요구는 특히 한국 사용자(90%)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반면, 현재 제공 중인 이모지가 자신의 정체성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응답한 한국 사용자는 47%에 불과했다.


‘2020년 새롭게 추가된 이모지' 중 사용자가 가장 열광한 다양성 이모지는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는 사람' '버블티' '턱시도를 입은 사람'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무성별 산타'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람'에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어도비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탈피하고 문화적인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다양한 정체성이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가시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세상에는 여성이나 남성 둘 중 하나가 아니라 트랜스젠더 또는 지정된 성별 이외의 다른 성별로 자신을 정체화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라며 "그렇기에 다양한 정체성이 이모지 등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가시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색도 다양하고, 휠체어를 탄 사람도 있고, 동성부부에 자녀가 있는 이모지도 있다. 임신한 남성 이모지도 뜬금없이 나온 것이 아니라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는 많은 사람을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의 연장선"이라며 "이렇게 가시화되는 것은 다양한 사람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함하려는 노력이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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