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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히 가세요" '마스크 시비' 신고해도 조치 없이 떠나…경찰 대응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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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라" 말하자 기사에 욕설…경찰은 승객 두고 그냥 떠나
전문가 "마스크 시비, 경찰·지자체 단호히 제재해야"

지난 12일 전북 전주의 한 버스에서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구에 난동을 부린 시민을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KBS 방송 화면 캡쳐 

기사 A씨는 버스 안에서 계속 마스크를 내리는 승객이 있어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2일 전북 전주의 한 버스에서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구에 난동을 부린 시민을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KBS 방송 화면 캡쳐 기사 A씨는 버스 안에서 계속 마스크를 내리는 승객이 있어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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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한 버스 기사가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구에 욕설을 쏟아낸 승객을 신고했으나, 현장 출동한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미온적으로 대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스크 시비'는 폭언·폭행 등 자칫 큰 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이라 시민들 사이에선 불안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마스크 관련 시비가 일어났을 때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방역에 힘쓰고 있는 만큼, 마스크 시비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경찰의 단호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7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북 전주에서 버스 기사 A씨는 버스 안에서 계속 마스크를 내리는 승객이 있어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승객은 다짜고짜 "너 이름이 뭐야?", "너, 이 XXX야. 신고할 거야", "내 돈 주고 (버스) 탔는데 왜 네가 내리라고 하는데?" 등 욕설과 막말을 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이 출동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관들은 소란 피운 승객의 이름과 연락처를 묻는 것 외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여전히 고함치는 승객을 버스 안에 두고 경찰은 "기사님, 다음에 그러면 강제적으로 하차시킬게요. 조심히 들어가세요"라고 말하고 2분 만에 떠났다.


A씨는 "오죽하면 제가 112에 신고를 했겠나"라며 "그런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그냥 가는 건…. 종착점까지 태워다 드리래요. 손님 원하는 데까지"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버스 승객을 내리게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별히 범죄가 이뤄질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라며 "단순 시비인데 특별하게 조치가 잘못됐다, 이렇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한 시민./사진=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한 시민./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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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마스크 미착용을 신고했더니 경찰과 지자체 모두 '자신들의 일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일도 있었다.


지난 3월 경기 김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손님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마스크가 내려가자 "마스크를 올려달라"고 말했는데, 손님은 욕을 하고 자신의 머리로 점주의 머리를 들이받는 등 폭행을 했다.


결국 점주는 경찰에 신고하고 폭행과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경찰은 "방역 관련은 지자체가 단속한다"라며 책임을 지자체로 넘겼다. 이에 점주가 관할 시에 문의했으나 시 역시 "먼저 파출소에 연락하셔서 접수를 한 다음에 저희 지자체 (연락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며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원칙적으로 마스크 미착용 관련 신고는 담당 지역의 지자체가 담당한다. 마스크 미착용 단속 및 과태료 부과 권한도 질병관리청과 지자체에 있다. 단속은 관할 지자체의 공무원이 위반 당사자에게 먼저 마스크 착용 권고를 현장 지도한 뒤 이에 따르지 않으면 단속 근거를 설명하고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단순 미착용이 아닌 폭행, 협박, 업무방해 등 시비가 생겼을 경우 대부분의 시민은 112에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는 경찰도 출동해 대응해야 한다.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누리꾼들은 "운전하는 기사에게 욕설·폭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신고해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뭘 믿으라는 거냐", "적어도 난동 피우는 승객을 하차시켰어야 했다", "마스크 안 써도 괜찮다는 의미로 비쳐질 것 같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는 마스크 시비 문제는 지자체와 경찰의 단호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찰 입장에서는 처리하는 범죄 등 다른 사안에 비해 마스크 시비를 경미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경찰의 단호한 제재가 필요하다"라며 "과잉 대응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마스크를 안 쓰면 이런 제재를 받을 수 있고, 본인이 불편함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제재가 없으면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선 허탈한 마음이 들게 되고,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마스크 단속 관련 업무에 대해선 지자체와 경찰이 합의를 통해 각자의 업무를 메뉴얼화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정리해야 이런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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