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저장 용량 더 큰 흑연-실리콘 복합 전극 초기 리튬 손실 최소화 기술 개발
전기차-스마트폰용 리튬배터리 용량-수명 늘릴 수 있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전기자동차나 스마트폰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는 최초 충전시 저장 용량의 10~30%가 손실되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배터리 제조공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실제 활용 가능한 배터리의 용량을 대폭 늘릴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획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민아 에너지저장연구센터 박사 등 공동 연구팀이 리튬 배터리의 최초 충전시 저장 용량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전처리 용액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를 통해 전기 저장 용량이 더 큰 실리콘의 함량을 50% 이상으로 늘릴 수 있어 기존 대비 2.6배 이상의 용량을 갖는 음극 소재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상용화된 리튬 배터리는 대부분 음극 소재로 흑연을 사용하고 있는데, 보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높이기 위해 흑연-실리콘 복합 전극이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실리콘이 최초 충전시 흑연에 비해 3배 가량 많은 양의 리튬을 소모한다는 것이다. 실리콘의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의 전체 용량이 커지지만 초기 손실도 함께 높아지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예컨대 실리콘 함량을 50%로 했을 때는 전체 리튬의 40%가 초기에 손실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실리콘 함량을 15%이상으로 늘리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흑연-실리콘 복합 전극에 미리 손실될 리튬을 추가로 공급해주는 특수한 용액을 개발해 냈다. 이미 개발해 놓은 실리콘 전극의 초기 리튬 소모를 차단할 수 있는 용액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용액 내 분자들의 상호 작용의 세기를 조절해 새로운 용액을 만들어 흑연-실리콘 복합 전극에도 활용해 리튬 추가 공급 및 초기 리튬 소모를 차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흑연-실리콘 전극을 해당 용액에 1분 정도 담그면, 실리콘의 비율을 50%까지 올려도 초기 리튬 소모 현상을 완전히 차단해 첫 충전 시 1% 이하의 리튬만을 소모하는 100%에 가까운 높은 초기 효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개발한 전극은 기존 흑연만을 사용한 음극에 비해 약 2.6배 높은 용량을 가지며 250회 충·방전하는 내구성 시험 후에도 87.3%의 용량이 유지되는 등 우수한 수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아 KIST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기존 15% 이내에 머물던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내의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보다 높은 용량을 지니는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라며 “향후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15.419, JCR 분야 상위 6.621%)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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